3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사고 다음 날 최정호 부사장을 필두로 안전보안, 정비 관련 지원 인력을 사고 현장에 파견했다. 에어부산이 그룹사로 편입된 만큼 그룹 차원에서 사고 수습과 조사 지원 체제를 가동했다. 공교롭게도 대한항공이 기업결합이 완료된 아시아나항공에 정비를 비롯한 항공안전 전반을 총괄하는 안전보건총괄직을 신설한 직후 아시아나 자회사에서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밤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화재 사고로 화염에 휩싸였던 에어부산 여객기.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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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달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완료하면서 아시아나의 자회사인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을 손자회사로 편입했다. 대한항공은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3사를 진에어 중심으로 통합할 계획이다. 3사가 보유한 항공기 보유 대수를 합하면 지난해 말 기준 58대로, 현재 1위인 제주항공(41대)을 제치고 국내 최대 LCC로 올라서게 된다. 특히 에어부산은 중국 노선 등 수익성이 높은 부산발 국제선 노선을 다수 갖고 있어 대한항공은 네트워크 확대, 규모의 경제 등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항공업계는 화재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LCC 통합 작업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3일 사고기 감식을 실시하기로 했다. 항공기 날개에 실린 약 16톤(t)의 항공유가 감식 중 폭발 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으나, 국토부는 위험관리평가를 거쳐 연료를 그대로 둔 채 감식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국토부와 소방당국은 기내 전기 배선 합선, 기체 결함, 정비 불량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들여다보고 있다. 항공기 추적 웹사이트 플라이트어웨어에 따르면 사고기는 사고 전 48시간 동안 총 17회 운항했다. 이 때문에 무리한 운항 일정과 정비 부실 가능성도 지목된다. 국토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발화 원인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항공기 설계·제작사인 에어버스와 에어버스 본사가 있는 프랑스 항공사고조사위원회(BEA) 측도 조사에 참여한다.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 진에어 창구.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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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선 화재 원인이 기체 결함이나 정비 관련 문제로 드러날 경우 대한항공의 LCC 3사 통합 작업에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기내 반입 소지품이 원인일 경우보다 항공사의 책임 범위가 훨씬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제주항공에 이어 에어부산까지 LCC 안전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 불안이 커진 상태이기 때문에 우려를 불식시키려면 정비 관련 인력, 교육, 인프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기 신규 도입이나 기종 변경엔 상당한 비용이 든다. 대한항공은 에어버스를 운용하는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 이후에 대비해 지난 27일 에어버스 중대형 항공기 A350을 첫 도입했다. 대한항공은 A-350 운항을 위해 운항 승무원을 별도 선발하고 정비 전담반을 새로 꾸렸다.
김남희 기자(knh@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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