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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1 (토)

1억원 넘는 럭셔리 수입차 판매 8년만 감소…"제네시스 대단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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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틀리 판매량 전년 대비 50.6% 감소
법인차 규제 강화→수입차 구매 위축
제네시스 약진…수입차 시장 변화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4년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6만2520대로, 전년(7만8208대) 대비 20.1% 감소했다. 고가 수입차 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BMW 미니 홈페이지·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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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해 1억원 이상 고가 수입차 판매가 8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침체와 법인차 규제 강화가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는 가운데 일부 소비자들은 국산 고급 브랜드로 눈길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3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2024년 1억원 이상 수입차 판매량은 6만2520대로, 전년(7만8208대) 대비 20.1% 감소했다. 고가 수입차 판매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16년 이후 8년 만이다.

전체 수입차 시장에서 1억원 이상 차량 비중도 하락했다. 2022년에는 28.9%를 차지했던 고가 수입차 비중이 지난해에는 23.7%로 5.2%P 줄었다.

브랜드별로는 BMW가 2만4543대를 판매하며 1위를 기록했고 메르세데스벤츠(1만9529대), 포르쉐(8254대) 순이다. 특히 초고가 브랜드인 벤틀리(3억원 이상 차량)의 판매량은 810대에서 400대로 50.6% 감소하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한 수입차 딜러는 "고가 차량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은 기업 대표나 전문직 종사자가 많다.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들도 대규모 지출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지난해부터 시행된 법인차 연두색 번호판 도입이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법인 명의로 등록된 8000만원 이상 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의무 부착하도록 하면서 법인 고객들의 고가 수입차 구매 심리가 위축됐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색상의 문제가 아니라, 번호판 변경에 따른 행정적 불편과 추가 비용 부담 등이 법인차 구매를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입차 판매 감소와 관련해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일정 부분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네시스 GV80 블랙 내부. /이새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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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괄적인 가격 기준 적용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김 교수는 "법인차 관리는 필요하지만, 가격을 기준으로 일괄적으로 규제하는 방식은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며 "일부 소비자들은 1억원 이상 차량을 8000만원 이하로 할인받아 구매하는 편법을 활용하기도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실제로 법인차를 업무용으로 사용하는 기업들도 예외 없이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일률적인 가격 기준 적용은 실효성보다 부작용이 크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고가 수입차 시장에서 일정 부분 수요를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의 품질과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면서 기존 수입차 소비층 일부가 제네시스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 역시 "국산 고급 브랜드가 수입차 대비 유지·보수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자연스럽게 국산 브랜드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업계에서는 경기 침체, 법인차 규제, 전기차 전환기 등의 요인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올해도 1억원 이상 수입차 시장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제네시스를 비롯한 국산 프리미엄 브랜드가 계속 성장한다면, 국내 시장에서 고가 수입차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다.

다만 일부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및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할 경우 반등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기술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을 추진 중"이라며 "전기차·하이브리드 중심의 새로운 고급차 수요가 창출된다면 하반기부터 판매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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