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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5 (화)

지구와 충돌 2032년 12월22일…확률 1% 넘는 소행성, 지금 위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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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발견된 40∼100m 크기의 소행성 ‘2024 YR4’를 묘사한 그림. 궤적을 분석한 결과, 2032년 12월22일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1.3%, 77분의 1로 추산됐다. 미국 항공우주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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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충돌 확률이 1%를 넘는 소행성이 발견됐다.



현재 미국 항공우주국(나사)이 추적하는 대형 소행성 중 충돌 확률이 1%를 넘는 것은 없다. 나사는 지난해 12월 크리스마스 직후 칠레에 있는 ‘소행성 지구 충돌 최종 경보 시스템’(ATLAS) 망원경 관측을 통해 발견된 2024 YR4라는 이름의 소행성 궤적을 분석한 결과, 2032년 12월22일 지구에 충돌할 확률이 1.3%, 77분의 1로 추산됐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지구와의 거리는 82만9000㎞였다.



애리조나대 달과행성연구소의 데이비드 랜킨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에 “충돌 확률은 무시하고 싶지 않은 숫자이지만 잠을 자지 못할 만큼의 숫자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소행성은 발견 직후 나사 제트추진연구소 지구근접천체연구센터(CNEOS)의 소행성 궤도 자동분석 프로그램 센트리로부터 지구 충돌 확률이 0을 넘는다는 평가를 받아 곧바로 센트리 위험 목록에 등재됐다. 그러나 이후 몇 주간에 걸쳐 관측 데이터가 수백개 추가되면서 충돌 확률이 높아져 1%를 넘어섰다.



새로 발견된 잠재적 위험 소행성 ‘2024 YR4’의 공전 궤도와 1월30일 현재 위치. 카탈리나 스카이 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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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관측 거치면 위험 등급 떨어질 듯





현재 국제천문연맹(IAU)이 기준으로 삼고 있는 토리노 등급 기준에 따르면 이 소행성의 충돌 위험 등급은 3이다. 토리노 등급은 충돌 가능성이 전혀 없는 0등급부터 충돌이 확실하고 지구 전체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10등급까지 10개 등급으로 나뉘어 있다.



충돌 확률이 1% 이상인 천체에 매겨지는 토리노 3등급은 천문학자들의 주의를 요구하는 10년 이내에 근접 충돌 가능성이 있는 천체이지만 새로운 관측을 통해 0등급으로 재지정될 수도 있다는 걸 뜻한다.



토리노 3등급은 역대 소행성 위험 등급 중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2029년 지구에 가장 가까이 다가오는 소행성 아포피스(2004 MN4)가 한때 토리노 4등급 천체로 분류된 적이 있다. 350m 크기의 아포피스는 지금은 100년 이내엔 지구에 충돌할 가능성이 없는 0등급 천체로 분류됐다. 2029년 4월 지구 3만1000km 지점까지 다가오지만, 충돌 확률은 4만5000분의 1이다.



나사는 “지구 충돌 확률이 0을 넘는 물체가 발견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라며 “과거에도 같은 등급에 도달했다가 더 많은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등급이 떨어진 ​것이 여러 개 있었던 만큼 이 소행성도 0으로 재조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유럽우주국은 팔레르모 등급에 따른 잠재적 위험 소행성 1744개 중 위험 순위 1위에 이 소행성을 올렸다.



팔레르모 등급은 소행성의 충돌 확률과 예상 충격을 합쳐 표시한 것이다. 음수값은 충돌 확률이 매우 낮거나, 충돌하더라도 미미한 피해만 발생한다는 걸, 양수값은 충돌 확률이 높고 충돌 시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이 소행성의 팔레르모 등급은 -0.53이다.



지금까지의 관측 데이터를 기준으로 추정한 충돌 가능 지역 후보. skyandtelescop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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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돌 땐 히로시마 원폭 500배 폭발력





소행성의 크기는 40~100m(평균 57m)로 추정된다. 정확한 크기를 추정하려면 소행성의 표면 빛 반사율을 알아야 한다. 천문학자들은 이 소행성이 2028년 12월 지구에 다시 근접할 때 크기와 충돌 확률을 더 정확히 알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이 충돌하면 얼마나 큰 피해를 입을까?



1908년 시베리아 퉁구스카에 떨어진 운석이 40m 크기였다. 이때 충격으로 2150㎢의 숲이 파괴됐다. 크기가 100m라면 웬만한 도시 전체를 파괴시킬 수 있다. 유럽우주국에 따르면 이 정도 크기의 소행성은 수천 년에 한 번꼴로 지구에 충돌한다.



나사의 잠정 추정에 따르면 소행성의 충돌 에너지는 8메가톤으로 1945년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에서 방출된 에너지의 500배 이상이며 통구스카 폭발 에너지와 비슷하다.



지금까지 관측 데이터를 토대로 추정한 충돌 가능 위치는 멕시코 인근의 동태평양과 남미 북부, 중부 아프리카, 인도 북부를 잇는 지역의 어딘가이다.



유럽우주국은 그러나 “일반적으로 소행성 궤도와 관련한 데이터가 쌓일수록 충돌 확률은 0으로 수렴하는 경향이 있다”며 “잠재적 충돌 후보지를 판단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토리노등급 개발자인 리처드 빈젤 교수(행성과학)는 우주매체 어스스카이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가능성을 따져봤을 때 이 소행성은 관측 데이터가 추가되면서 1등급으로 떨어졌다가 0등급으로 떨어지거나 곧바로 0등급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학연구소의 앤디 리브킨 연구원은 “하지만 그런 데이터를 얻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이 소행성은 지구와 4800만㎞ 떨어진 거리에서 초속 13.5㎞의 속도로 지구에서 멀어지고 있다. 궤도 주기는 4년, 근일점은 1억2700만㎞(0.85AU), 원일점은 6억3300만㎞(4.23AU)로 추정된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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