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도쿄 긴자 쇼핑가에 있는 닛산자동차 쇼룸의 닛산 로고.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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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김경민 특파원】 닛산자동차는 판매 부진이 이어지는 미국에서 완성차 생산을 25%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생산 라인은 폐쇄하지 않고 생산량을 조정하며, 희망퇴직도 진행할 예정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고용과 투자를 중시하는 정책이 강화된 가운데 과감한 구조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반면 경영 통합 협의를 진행 중인 혼다는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어 닛산은 두 압력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생산, 직원 다 줄여 생존
3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닛산은 미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스머나 공장(테네시주)과 캔턴 공장(미시시피주), 엔진을 생산하는 데카드 공장(테네시주) 등 총 3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완성차 공장 두 곳의 총 생산 능력은 약 100만대로 이는 닛산의 전 세계 생산 능력의 20%를 차지한다.
이번 계획에 따라 스머나 공장은 4월부터, 캔턴 공장은 9월부터 생산 조정을 시작할 예정이다. 현재 2교대로 운영 중인 공장을 1교대로 줄이며 데카드 공장도 감산에 맞춰 근무 체제를 조정할 방침이다.
닛산은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2024년 4~9월기의 연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4% 감소한 192억엔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적자를 기록했던 202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북미 사업은 41억엔의 영업 적자로 전환됐다. 이는 전년 동기 2413억엔의 흑자에서 크게 악화된 것이다.
닛산은 재건을 위해 전체 직원의 7%에 해당하는 9000명을 감축하고, 전 세계 생산 능력을 20% 줄일 계획이다. 이번 미국 사업 재편도 그 일환이지만, 목표한 대로 실적이 회복될지는 불투명하다.
자동차 업계에서 공장 가동률의 손익분기점은 약 80%로 알려져 있다. 영국 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기준 닛산의 미국 공장 가동률은 약 66%에 불과하다.
실제 얼마나 많은 인원이 퇴직할지는 불확실하다. 업계에서는 1500명 규모의 감축이 예상하지만 목표치를 밑돌 경우 비용 절감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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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눈치보여 다 접진 못하고...
닛산이 미국에서 적극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서지 못하는 배경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존재가 있다.
1월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국내 고용과 투자를 중시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테크 기업 등 여러 기업이 미국 내 투자를 확대하는 상황에서 닛산이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미국 사업에 불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닛산은 혼다와 경영 통합 협의를 진행 중이며 오는 6월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는 닛산의 사업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이번 미국 사업 개편이 충분한 조치가 아니라고 판단할 가능성도 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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