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적자전환
올해 투자 효율화에도 불구
북미용 ESS 생산능력 확대
전고체·46시리즈 개발은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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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조한 전기차 수요로 지난해 4분기 적자 전환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수요가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전기차 성장 정체에 따라 시설 투자를 축소하겠다는 방침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는 공격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또한 전고체 배터리, 46시리즈(지름 46㎜) 원통형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비전도 함께 제시했다.
지난 24일 나란히 2024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이날 실시한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배터리 시장이 20%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1분기가 저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1분기 저점 후 점차 수요 회복"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았을 때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용량 기준으로 20%대 중후반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전기차 제조사들과 논의한 결과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물량이 회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 부사장도 "주요 고객사들이 재고 조정을 진행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실적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이지만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고 재고 조정이 완료되는 하반기 정도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올해 실적은 1분기를 저점으로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성 부사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2024년 중국 중심의 성장에서 올해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글로벌 전기차 수요 정체,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으로 인한 정책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우선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 일제히 투자 효율화에 나서고 있는 모양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구체적으로 시설투자비(CAPEX)는 전년 대비 20~30% 축소 집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시설 투자에 12조5470억원을 집행했으나 올해에는 이보다 3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효율화·북미 ESS·차세대"
전기차 수요가 단시일 내에 회복되지 않으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북미 ESS 시장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종성 부사장은 "ESS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에 따른 전력 수요 확대, 무정전전원장치(UPS) 수요가 증가하며 북미 중심으로 약 14% 성장을 예상한다"며 "특히 미·중 지정학적 요인에 의해 한국산 ESS 배터리에 대한 수요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서면서 국내 ESS용 배터리가 수혜를 받을 거란 얘기다. 이 부사장도 "2026년부터 미국의 중국산 ESS용 배터리의 수입 관세를 기존 10.9%에서 28.4%로 상향 조정함에 따라 현지 생산 거점 기반의 배터리 공급 니즈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일제히 북미용 ESS용 배터리 생산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 부사장은 "당초 애리조나 신규 공장을 증설해 ESS용 배터리를 생산하려 했으나 이를 조정해 기존 공장의 유휴 라인을 우선 활용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며 "북미 현지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생산 시기를 당초 2026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박종선 삼성SDI 부사장은 "ESS용 배터리의 경우 생산능력의 90%에 해당하는 수주를 이미 확보한 상황"이라며 "생산라인 효율 제고와 전기차용 라인의 ESS용 전환을 통해 작년 말 대비 20% 이상 생산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태 부사장도 "제너럴모터스(GM)와의 JV, 전고체 배터리, LFP, 46시리즈와 같은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대해서는 기존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삼성SDI는 "LFP의 경우 2027년 양산 프로젝트를 주요 고객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매출 6조4512억원을 기록했으나 영업이익은 2255억원 손실을 기록하며 전 분기 및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삼성SDI도 지난해 4분기 매출 3조7545억원, 영업손실 2567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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