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유엔군 부정적 인식·북침론 동조" 비판
문 대행 "북한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 반박
與 "문 대행 편향성 드러내"... 野 "생트집 잡기"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2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4차 변론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5년 전 올린 자신의 블로그 글에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제기한 일부 정치권의 주장을 직접 반박하고 나섰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문 대행은 지난 29일 페이스북에 "원문을 읽어보시죠"라는 짤막한 문구와 함께 자신의 블로그 링크를 게시했다. 블로그 게시물은 2010년 9월 문 대행이 부산 법원 봉사단체에서 유엔(UN)기념공원 참배와 아동·청소년 복지시설 '이삭의 집' 등을 방문한 뒤 올린 소회문 성격의 글이다.
이 글을 두고 여권에서는 문 대행이 유엔군에 부정적 인식을 보이고 더 나아가 북침론에 동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문형배는 감히 유엔군을 모독하지 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유엔군 참전용사들이 무엇을 위해 이 땅에 왔는지 정말로 모르는 것인가.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산주의 북한의 침략에 맞서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유엔군이 왔다는 걸 다 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로 참전용사들이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 했다고 믿고 있는 것인가"라며 "문 재판관의 이 글은 북한이 주장하는 소위 '북침론'과 궤를 같이한다는 사실을 알고 쓴 글인가 모르고 쓴 글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문 대행은 해당 블로그 글 아래에 "'전쟁의 방법으로 통일을 이루려는 자'들은 북한을 가리키고, 통일을 핑계 댄 그들의 침략을 규탄한다는 뜻"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문 대행은 "평화를 지키기 위해 참전한 유엔군을 기리기 위하여 봉사활동을 하러 간 것"이라며 "'유엔군과 이삭의 집을 운영하는 원장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것이 아닐까'에 제 생각이 드러나 있다"고 해명했다.
與 '사법부 공정성' 문제 제기에 野 "생트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앞서 여권은 연일 문 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한 '사법부 흔들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문 대행이 과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을 언급하며 "편향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 대행은 이재명 대표와 사법연수원 동기 시절부터 호형호제하며 (민주당) 정성호 의원이 가장 가까운 사이라고 보증한 인물"이라고도 했다. 문 대행은 지난 2011~2013년 이 대표와 7차례 SNS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오세운 기자 cloud5@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