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등장 엇갈리는 반응
그간 고비용 탓에 美빅테크 독주
저비용으로 LLM 구축 가능해져
스타트업계도 모델 개발에 의욕
“딥시크, AI 대중화로 이어질 것”
일부선 中검열·보안문제 등 우려
美 트럼프 행정부 견제 가능성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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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업계에 따르면 딥시크의 출현에 대해 국내 AI업계는 반기는 분위기다. 그동안 천문학적인 초기 투자 비용 탓에 오픈AI 등 미국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의 독주를 두고 볼 수밖에 없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국내 업체가 다시 한 번 LLM 시장 도전을 가늠할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딥시크가 R1 개발에 투입한 비용은 557만6000달러(78억8000만원)로 알려졌다. 이는 오픈AI가 최신 챗GPT에 투자한 비용 1억달러(1438억원)의 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최신 추론 모델 ‘오1(o1)’보다 일부 성능 테스트에서 앞섰다. 정보기술(IT) 매체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R1은 미국 수학경시대회 벤치마크 테스트에서도 79.8%의 정확도를 기록해 o1(79.2%)을 앞섰고 코딩 테스트에서는 65.9%의 정확도로 o1(63.4%)보다 나은 결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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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IT 대기업의 생성형 AI 개발 관계자는 “딥시크의 출현은 미국 독주로 볼 수 있던 AI 업계에 ‘균열’을 낸 사건”이라며 “이제는 막대한 자본의 빅테크 기업이 아니더라도 LLM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빅테크 기업뿐 아니라 스타트업 업계도 딥시크의 출현을 환영하는 모양새다. 매번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하고 오픈AI를 활용해 AI 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를 운용하는 데도 막대한 서버 구축 비용이 들었지만 이를 모두 절감할 길이 열렸다는 측면에서다.
나아가 이는 소비자 편익으로도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컨슈머AI 업체의 서비스 운용 비용이 하락하면 경쟁 업체의 증가로 서비스 제공 비용이 낮아지는 것은 물론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장점 탓에 연휴임에도 이미 다수의 AI 스타트업 업체는 딥시크 성능 테스트 및 활용 방안 검토에 들어간 상황이다.
다만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현재 우리는 미국과 우방인 상황인데 특히 트럼프 행정부 아래서 중국산 장비를 가져다 중국산 소프트웨어를 쓴다는 게 통상 문제도 있고 쉬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한국의 대(對)AI 투자는 여전한 걸림돌이다. 미국 스탠퍼드대 ‘인공지능 지수 2024’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AI에 대한 민간부문 투자액은 13억9000만달러(약 2조57억7000만원)로 세계 9위다. 이는 2022년(31억달러·6위)보다 3계단 하락한 수치로 1위인 미국(672억2000만달러)의 48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최근 정부에서 ‘중소기업 AI 정책자문단’을 발족하고 약 2조원 규모의 벤처펀드 결성 지원을 발표하는 등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란 평가다.
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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