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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22 (토)

이슈 로봇이 온다

몸체는 부드럽지만… 강력한 힘 내는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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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가재-벼룩 운동 원리서 착안

힘 응축 후 발산 메커니즘 개발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고무처럼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진 로봇이 빠르고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을 개발했다. 조규진 교수 연구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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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무처럼 부드러운 소재로 만들어진 로봇이 빠르고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 메커니즘이 개발됐다. 사막, 재난 현장 등 험지에서도 강한 추진력으로 기어가는 로봇을 만드는 데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규진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부드러운 재료로 이루어진 로봇 몸체로도 빠르고 강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는 ‘초탄성 토크 역전 메커니즘(Hyperelastic torque reversal mechanism)’을 개발하고 2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갯가재와 벼룩의 동작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었다. 갯가재가 단단한 먹이를 부수기 위해 주먹을 날리는 속도는 시속 약 90km에 달한다. 벼룩은 몸길이의 200배 이상을 점프할 수 있다. 동물들이 부드러운 몸체로도 강력하게 동작하는 이유는 유연한 관절에서 힘을 응축했다가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동작을 구현하기 위해 상온에서 탄성이 있는 고분자 물질인 ‘탄성중합체’를 이용했다. 합성고무, 열가소성 폴리우레탄으로 대표되는 탄성중합체는 응축될수록 급격히 단단해졌다가 응축된 힘이 임계점을 넘으면 저장된 힘을 순간적으로 방출하는 특성이 있다. 탄성중합체로 유연한 관절을 만든 뒤 로봇의 모터와 힘줄 한 쌍을 연결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로봇은 관절을 당겼다가 ‘탕’ 하고 놓는 간단한 동작만으로도 강한 힘을 바탕으로 순식간에 빠르게 움직였다. 연구팀은 “개발한 메커니즘은 간단한 구조만으로도 반복적으로 빠르고 강하게 움직이는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개발한 메커니즘을 응용해 다양한 로봇을 만들었다. 모래 위를 강력한 추진력으로 기어가는 로봇, 떨어지는 탁구공을 순식간에 잡아내는 로봇, 문어 다리처럼 물체를 순식간에 감싸쥐는 로봇 등을 개발했다.

연구에 참여한 최우영 네이버랩스 연구원과 김웅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연구원은 “재료의 특성을 통해 강력한 힘을 내는 소프트 로봇을 만드는 가능성을 새롭게 제시했다”고 밝혔다.

이채린 동아사이언스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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