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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산 가스 공급 중단' 슬로바키아-우크라 갈등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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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유럽향 가스관 전면 차단

슬로바키아, 강력한 보복 조치 선언

우크라이나가 자국을 경유해 유럽으로 수출되던 러시아산 천연가스의 운송을 전면차단하면서 동유럽 국가들과의 외교적 마찰이 확산되는 가운데,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 차단을 둘러싼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갈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우크라이나 접경지대에 위치한 벨케 카푸사니 가스관의 모습. 사진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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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dpa통신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외무부는 자국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를 초치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전달했다. 외무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 관리들의 발언은 슬로바키아 내정에 대한 간섭"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했다.

이는 지난 28일 우크라이나 외무부가 로베르트 피초 슬로바키아 총리를 비판한 데 대한 대응으로,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더욱 고조되는 계기가 됐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당시 성명에서 "피초 총리는 슬로바키아 내 신뢰가 떨어지고 친러시아 노선에 대한 반대 시위가 일어나자 그 책임을 우크라이나에 돌리려 하고 있다"며 "그와 슬로바키아 의회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선전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갈등은 우크라이나가 자국 가스관을 경유하는 러시아산 천연가스 공급을 이달 1일부터 중단한 데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 피초 총리는 자국 경제가 피해를 보고 있다며 강력한 보복 조치를 선언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중단하고, 러시아에 대한 제재 연장을 반대하는 등 EU 및 나토 회원국들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특히 지난달에는 러시아를 방문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가지며 친러시아 행보를 강화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피초 총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피초 총리가 미국산 가스 구매를 거부한 것은 미국과 서방 동맹국보다 러시아를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앞서 24일 슬로바키아 수도 브라티슬라바에서 피초 총리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브라티슬라바는 모스크바가 아니다. 슬로바키아는 유럽이다"라는 메시지를 올리며 시위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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