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29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로 동결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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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일시 정지(동결)’ 버튼을 눌렀다. 이달만 금리 인하를 건너뛰는 게 아니라, 멈춤이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한국은행의 고심도 커졌다.
Fed는 29일(현지시간)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기존 연 4.25~4.5%로 동결했다. 지난해 9월 이후 3회 연속 인하했던 미국 기준금리가 새해 들어 멈췄다. 앞서 이달 16일 금리 동결을 택한 한국(연 3%)과 미국과의 금리 격차도 상단 기준 1.5%포인트 유지됐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처음 열린 이번 통화정책 회의 결과는 시장 예상과 일치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금리 인하 압박에도 ‘동결’ 했다는 게 특징이다. 그는 최근 세계경제포럼(WEF) 연설에서 “유가가 떨어지면서 금리를 내리라고 요구하겠다”며 “전 세계에서 (미국을 따라) 금리가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강한 성장세가 Fed가 이달 금리 인하를 보류한 첫 번째 이유였다. 이번 통화정책 결정문에서도 Fed가 중요하게 꼽는 고용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련 문구가 수정됐다. 노동시장 여건은 완화에서 ‘여전히 견조’로 바뀌었다. 인플레이션은 기존 ‘2% 목표를 향해 진전을 보이고 있다’는 문구를 삭제하고 ‘다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로 변경됐다.
김영옥 기자 |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파월 Fed 의장은 이날 50분 기자회견에서 미국 경제의 성장세와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정책 대응을) 서둘 필요가 없다”는 말을 5번이나 반복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FOMC에서 Fed가 금리를 인하할 확률은 한국시간으로 30일 오후 3시30분 기준 18%로 하루 전(30.9%)보다 12.9%포인트 줄었다. 반면 동결할 확률은 하루 사이 68.5%에서 82%로 뛰었다. Fed는 지난달 점도표(Fed 위원들의 금리 전망 도표)에서도 올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4차례 인하에서 두 번으로 줄 것으로 예고했다.
투자 심리는 위축됐다. 29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지수는 0.51% 하락한 1만9632.32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0.47%)와 다우지수(-0.31%)도 동반 하락했다.
한국은행은 복잡한 고차 방정식을 풀어야 한다. 1%대 ‘저성장 고착’ 우려에 2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커졌으나, 완화 정책을 지속하긴 쉽지 않아서다. 미국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 인하를 종료하면 강달러에 원화값이 하락할 수 있다. 여기에 한국만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외국인 자금 유출로 외환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는 불안이 크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국경제가 장기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도록 1분기에 재정적 지원과 함께 한국은행이 적극적으로 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며 “하지만 한은은 Fed를 의식하느라 연내 1~2차례 인하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은 3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올해 첫 통화정책이사회를 열어 예금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기준금리를 연 3.15%에서 2.90%로 각각 0.25%포인트 내렸다고 밝혔다. 4차례 연속 금리 인하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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