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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쇼핑까지… 유튜브 어디까지 갈래?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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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서영 기자]

유튜브의 또다른 진군이 본격화하고 있다. e-커머스 시장에서다. 2022년 12월 '유튜브 쇼핑'을 출시한 유튜브는 지난해 6월 한국에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하고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선 벌써부터 "유튜브가 머지않아 국내 1위 커머스 업체 네이버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유튜브 내에서 쇼핑할 수 있는 ‘유튜브 쇼핑’ 서비스가 인기다.[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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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 직장인 이윤주씨는 '먹방' 유튜버의 라이브를 시청하던 중 방송에 나오는 밀키트(요리에 필요한 식재료와 양념들을 동봉한 음식 패키지)를 구매했다. 조리 방법을 보니 자취생에게 알맞는 밀키트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구매 방법은 더 간단했다. 방송에 첨부된 링크를 누르면 끝이었다(하단 사진❶).

# 20대 대학생 김지원씨는 한 예능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다. 예능 콘텐츠를 시청하다가 마음에 드는 굿즈가 나오면 채널 메인 페이지에 있는 '스토어' 탭을 클릭해 구매한다(하단 사진❷). 이번엔 '스토어' 탭에 진열된 굿즈 중 반팔 티셔츠가 마음에 들어 구입했다.

유튜브 내에서 직접 구매행위를 할 수 있는 '유튜브 쇼핑'이 인기를 끌고 있다. '유튜브 쇼핑'은 2022년 12월에 출시한 서비스로, 유튜브 콘텐츠를 시청하는 소비자가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한다.

이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 유튜브는 크리에이터와 상품을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에만 머물러 있었다. 크리에이터가 영상을 통해 상품을 소개하고, 해당 영상의 상세 페이지나 댓글란에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페이지의 링크를 붙여넣는 식이었다.

'유튜브 쇼핑'이 자리 잡은 지금은 그렇지 않다. 현재 유튜브는 영상에 구매 페이지 링크를 태그 형태로 첨부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영상을 보다가 태그를 클릭하면 쿠팡, GS샵 등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쇼핑몰로 이동한다.

일례로, CJ의 홈쇼핑 채널 CJ온스타일은 지난해 4월 '매진임박'이라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현재 '엄카타임'이라는 이름의 콘텐츠를 통해 매주 라이브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유튜브가 '유튜브 쇼핑'을 통해 커머스 시장에도 발을 들인 셈이다.

전망은 밝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유튜브 쇼핑의 국내 총거래액은 2025년부터 본격 성장하기 시작해 2028년엔 6조7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유튜브의 라이브 커머스 시장 점유율도 2028년 28.0%까지 상승해 선두인 네이버를 위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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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튜브+쇼핑 강점들 = 유튜브 쇼핑의 미래가 긍정적으로 점쳐진 데엔 유튜브의 강점들이 한몫했다. 바로 '이용자 수'와 '이용 시간'이다. 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사용한 앱은 유튜브였다.

2024년 12월 기준 총 4682만9000명이 유튜브를 사용했는데, 2위 카카오톡(4550만명)과 3위 네이버(4377만명)보다 각각 2.8%, 6.5% 많았다. 지난해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한 앱에서도 카카오톡(327억분·이하 월 평균), 인스타그램(224억분)을 따돌리고 1위(1083억분)를 차지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용자들이 물건의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 사용하는 플랫폼도 유튜브가 1위다. 구글코리아가 '상품을 실제로 구매·이용하게 만든 미디어는 무엇인지'라고 물었을 때, 전체의 48.0%가 유튜브라고 답했다.

유튜브를 통해 상품을 찾아보는 이유는 '상품의 자세한 기능과 특징을 제공해서(55.0%·복수응답)'가 가장 많았다. 다음은 '전문적인 정보가 많아서(45.0%)' '꾸밈없는 사용 및 구매 후기를 볼 수 있어서(43.0%)' 순이었다.

유튜브 쇼핑의 밝은 미래를 담보하는 건 또 있다. 접근성이다. 무엇보다 영상이나 쇼츠(Shorts·유튜브 쇼트폼 콘텐츠)를 시청하다가 '제품보기' 버튼만 누르면 구매 페이지로 이동한다. 라이브 커머스 방송을 보다가도 구매행위를 할 수 있다. 유튜브 메인 페이지의 '쇼핑' 탭에 들어가면 유튜버나 SSG닷컴·11번가·CJ온스타일 등의 유통사 채널들이 진행하는 커머스 방송을 볼 수 있다.

2024년엔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였다. 다름 아닌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다. 유튜브는 지난해 6월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 기업 '카페24'와 협업해 세계 최초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를 개설했다. 카페24는 자사 솔루션을 활용해 크리에이터들에게 전용 판매 홈페이지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 스토어를 보유한 크리에이터들은 외부 쇼핑몰에 상품을 등록하지 않아도 굿즈를 판매할 수 있다. 다른 유통 플랫폼을 거칠 필요가 없는 크리에이터는 수수료를 절감하고, 이용자는 자신이 좋아하는 크리에이터의 상품을 편하게 구매할 수 있어 말 그대로 '윈윈'이다.

■ 수수료 장사 신호탄 = 그렇다면 유튜브 쇼핑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커머스 업계는 벌써부터 긴장하는 모습이다. 두꺼운 이용자층, 손쉬운 접근성 등으로 무장한 유튜브는 전통적 커머스 업체들을 위협할 만큼의 경쟁력을 갖고 있어서다. 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많은 이용자를 보유한 유튜브가 '쇼핑 기능'을 확대하면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당해내지 못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사진❶ 실시간 스트리밍 방송 하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태그. 사진❷ 채널의 메인 페이지에 위치한 ‘스토어’ 탭.[사진 | 유튜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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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가 '수수료 장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령, 카페24와 협업해 개설한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에선 카페24페이먼츠(통합결제서비스)로만 결제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유튜브와 카페24는 결제액의 1.8~3.5%를 함께 받는다. '유튜브 쇼핑 전용 스토어'가 늘어나면 유튜브의 '수수료 장사'가 본격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 때문인지 국내 커머스 업체들이 유튜브에 종속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경영학) 교수는 "유튜브가 SNS 점유율이 가장 높고 영향력이 큰 플랫폼이다 보니 기존 커머스 업체들도 유튜브로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업계가 살아남기 위해선 자사 플랫폼을 비롯해 다양한 채널로 운영하는 옴니채널(다양한 경로에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쇼핑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론칭 2년여 만에 인기몰이를 시작한 유튜브 쇼핑은 과연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어떤 파장을 일으킬까.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은 준비가 됐을까.

조서영 더스쿠프 기자

syvho11@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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