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저비용 비결은…오픈AI 도용 가능성
"상당한 증거" 트럼프 AI 차르도 의혹 제기
美 통제 강화 예고했지만…"中혁신만 자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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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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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AI “딥시크 기술 도용 증거 발견”
2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챗GPT 개발사 오픈AI는 파트너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딥시크가 AI 모델 훈련을 위해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무단으로 활용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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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시크 앱.(사진=AF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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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소속 보안 연구원들도 지난해 가을 딥시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개인들이 오픈AI의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사용해 대량의 자료를 유출하는 것을 발견, 오픈AI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딥시크 기술보고서에 따르면 개발에 투입된 비용은 557만6000달러(약 80억원) 수준이다. 엔비디아의 저사양 AI 칩인 H800을 시간당 2달러(약 2800원)에 2개월 동안 빌린 비용으로 계산됐다. 챗GPT 초기 개발비용은 약 1억달러(약 1443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는데, 이를 고려하면 약 18분의 1에 해당한다.
업계에선 AI 시장에서 우위를 점한 미국을 넘보는 잠재적인 위협으로 간주, 지난 27일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오라클,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 등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했다. 이날 하루에만 총 1조달러(약 1443조원)에 가까운 주식 가치가 증발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에 딥시크의 지식 재산권 침해 의혹이 제기됐다. 딥시크가 업계 선두주자인 오픈AI의 독점 모델을 이용했기 때문에 비용을 대폭 아낄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가상자산 정책을 총괄하는 ‘차르’로 임명된 데이비드 색스는 지난 28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딥시크가 오픈 AI의 독점 모델에서 자료를 추출했다고 의심되는 상당한 증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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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창업자 량원펑(사진=중국 관영방송 CCTV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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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규제책, 오히려 中혁신 가져와”
딥시크의 등장을 계기로 미국은 중국의 반도체 굴기 억제를 위한 수출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이날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미국의 혁신을 장려하고 중국을 그만 도와줘야 한다”면서 “(수출통제를 담당하는) 산업안보국(BIS)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를 반영하듯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사양 AI칩인 H20를 비롯해 대중 반도체 수출 추가 통제를 검토 중이란 보도도 나왔다.
미국의 대중 수출통제 회의론도 나온다. 영국 BBC 방송은 미국의 억제 정책이 오히려 중국의 AI 산업에 도전과 기회를 가져다줬다고 분석했다. 전임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4년 내내 중국으로 향하는 수출길을 틀어막았지만 중국의 혁신을 막지 못했다.
마리나 장 시드니공과대학 연구원은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성과를 이뤄야 하는 딥시크와 같은 중국 AI 스타트업들에 혁신은 필수”라면서 “미국의 제한이 중국의 창의성과 회복력을 촉진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과학기술 자립자강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기조와도 맞닿아 있다. 중국은 미국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에 맞서 AI를 비롯해 전기차, 태양광 패널 등 기술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중국 정부는 장학금과 연구 보조금을 제공하고, 대학과 산업 간의 협력을 장려하는 등 AI 인재 육성에 집중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딥시크가 신규 모델인 R1을 지난 20일 공개한 것도 의도적이란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그레고리 C. 앨런 AI 전문가는 “미국의 수출 통제는 효과가 없고 미국은 AI 분야에서 세계적인 리더가 아니라는 중국 정부의 메시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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