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인도 돌며 아시아권 동맹 구축 나서
韓 반도체·IT 리더들과 잇달아 면담하고 카카오와 제휴…정부는 '패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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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인사하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 |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가 딥시크(Deepseek)를 위시한 중국산 인공지능(AI)의 맹추격 속 4일 한국을 찾아 주도권 다지기에 나섰다.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개발을 주도해온 오픈AI가 적극적으로 국내 유수 기업의 수장들을 만나 협력을 논의하면서 한국도 글로벌 AI 패권 경쟁의 핵심 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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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동 마친 최태원 회장과 샘 올트먼 CEO |
◇ 반도체·플랫폼·게임 '종횡무진'…AI 패권 경쟁서 '우군 만들기'
올트먼 CEO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을 찾아 20∼30분 단위로 일정을 쪼개며 수많은 국내 산업계 리더들을 만났다.
첫 공식 일정인 개발자 대상 워크숍 '빌더 랩' 강연을 시작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해 유영상 SK텔레콤[017670] 대표이사 사장·곽노정 SK하이닉스[000660] 대표이사 사장·김주선 SK하이닉스 AI인프라 사장 등 SK 경영진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오후에는 서초동으로 자리를 옮겨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 손정의(孫正義·일본명 손 마사요시) 소프트뱅크 회장과 3자 회동을 갖고 AI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해외 정상의 순방을 방불케 하는 올트먼 CEO의 이런 '광폭 행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격화되고 있는 AI 패권 경쟁과도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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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대담하는 오픈AI 샘 올트먼 CEO |
오픈AI의 미국 내 최대 경쟁자인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형언어모델(LLM)뿐만 아니라 기기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언어모델(SLM)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는 상황이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오픈AI가 일본에 이은 다음 순방지로 한국을 선택, 반도체 산업의 '양대산맥'인 삼성과 SK를 비롯해 카카오·크래프톤처럼 업계를 선도하는 기업을 만나 우군을 형성하는 모양새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한 관계자는 "오픈AI의 첫 행보가 개발자 워크숍이었는데, 폐쇄형 AI와 오픈소스 AI 간 '글로벌 표준 전쟁'의 서막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올트먼 CEO의 이번 방한 일정에서 국내 정부 관계자들과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2023년 올트먼의 첫 방한 당시에는 윤석열 대통령과 면담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초청으로 국내 스타트업들과 간담회를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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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카카오’ |
◇ 카카오 "오픈AI와 서비스 공동 개발" LLM 자체 개발서 협력으로 선회
지난해 말 인공지능(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하며 생성형 AI 경쟁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카카오에도 챗GPT를 만든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은 중대한 돌파구가 될 전망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 자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만나 "카카오의 5천만 사용자를 위한 공동 제품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을 비롯해 카카오맵·카카오모빌리티 등 한국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쌓은 역량 위에 오픈AI의 AI 기술력을 결합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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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오픈AI·카카오 전략적 제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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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간담회서 발언하는 정신아 카카오 대표 |
이는 한편으로는 카카오의 AI 전략이 자체 대형언어모델(LLM) 개발에서 AI 기반 서비스 개발로 완전히 선회했음을 보여준다.
카카오는 초거대 인공지능이 산업계 화두로 떠오른 2023년 야심 차게 자체 개발 대형언어모델(LLM) '코GPT 2.0'을 발표했으나, 출시가 거듭 연기되며 사실상 사업이 좌초된 바 있다.
IT 업계에서는 '코GPT 2.0'의 성능이 오픈AI나 구글·MS 등 빅테크 기업의 LLM에 비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2024년 카카오 수장에 취임한 정신아 대표는 AI 전담 조직 '카나나'를 신설하고 개발 리더십을 교체, 동명의 LLM 기반 AI 앱을 중심으로 AI R&D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네이버가 '소버린(주권) AI'를 슬로건으로 내세워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X' 고도화에 주력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해외 선두 기업과 손잡고 AI 앱 개발 역량에 집중하는 노선을 택한 셈이다.
올트먼 CEO는 오는 5일 인도 뉴델리로 떠나 현지 기업과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예정이다.
한 벤처업계 전문가는 오픈AI의 행보에 대해 "한국은 하드웨어, 인도는 소프트웨어 강자로 평가받는 만큼 오픈AI가 중국의 추격에 맞서 대항마로 '아시아권 동맹'을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내다봤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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