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추론 모델 '딥시크 R1', '고성능·저비용'
챗GPT-4 성능과 비슷, 개발비는 1% 수준
美, 대중 무역제재 역효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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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AI 추론 모델 '딥시크 R1'을 공개하며 글로벌 AI 업계를 뒤흔들고 있다. 저비용으로 GPT-4 수준의 성능을 구현해 일각에서는 '스푸트니크 모멘트'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딥시크는 최근 AI 추론 모델 '딥시크 R1'을 공개했다. R1은 6710억 개의 매개변수를 학습한 대규모 언어모델(LLM)로,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성능을 낮춰 출시한 H800 칩을 활용해 챗GPT-4 수준에 근접한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R1의 개발 비용도 기존 모델 대비 아주 낮다. R1 개발에는 약 558만달러(약 78억8000만원)가 투입됐는데, 이는 오픈AI의 GPT-4 모델 개발 비용 대비 1% 수준에 불과하다. R1의 훈련 시간도 278만 GPU 시간으로, 메타의 '라마(Llama)3'보다 10분의 1 수준으로 효율적이다.
◆AI계 '스푸트니크 모멘트'…미국, 중국 기술력에 긴장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기술우위를 자신하던 국가가 후발 주자의 예상치 못한 도전에 충격을 받는 순간을 뜻하며, 1957년 옛 소련이 미국보다 먼저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1호'를 발사한 데에서 유래했다.
◆AI 시장의 새로운 변수…기존 강자들에게 도전장
딥시크 R1이 공개되자 AI 업계는 초미의 관심을 보이며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접근법이 고비용 기조를 유지해 온 기존 AI 업계에 가격 인하 경쟁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고 보고 있다. 약 600만 달러라는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R1을 개발한 딥시크는 '저비용·고효율'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기존 강자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는 것.
업계 전반에서는 딥시크의 부상을 미국과 중국 간 AI 개발 경쟁이 본격화했다는 상징적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오픈AI의 샘 올트먼 CEO는 딥시크를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SNS에 "혁명은 멈출 수도, 만들어질 수도 없다"는 말을 남기며 AI 시장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암시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기술 제재가 화웨이의 반도체 기술 자립을 가속했던 사례처럼 중국 AI 기술 발전을 촉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혁신'인가 '불법'인가…지식재산권 침해 논란
딥시크의 R1 모델이 공개되자마자 AI 업계에서는 지식재산권(IP) 침해 의혹이 제기됐다.
증류는 더 크고 정교한 AI 모델의 지식을 작은 모델에 축소·전이해 효율적으로 학습하는 방식으로, 훈련 목적으로 AI 연구에서 널리 활용된다. 하지만 경쟁사의 모델을 학습 데이터로 사용할 경우 저작권 침해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오픈AI 대변인은 "기술 보호를 위해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며, 미국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딥시크 측은 "증류 기법을 사용했지만, 우리의 AI 모델은 독자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하고 있다"며 오픈AI의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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