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으로 지명된 아흐메으 알샤라.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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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바샤르 알아사드 독재 정권을 몰아내며 13년간 이어진 내전을 종식한 시리아 반군의 수장 아흐메드 알샤라(43)가 시리아 과도정부의 임시 대통령에 지명됐다.
29일(현지시간) 시리아 군사작전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우리는 지도자 아흐메드 알샤라가 과도기적 단계에서 이 나라의 대통령직을 맡았음을 알린다”면서 “그는 시리아 아랍공화국의 대통령으로서 임무를 수행하고 국제 무대에서 국가를 대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열린 반군 지도자 회의에서 그의 대통령 지명이 결정됐다.
이슬람 수니파 무장단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의 수장인 알샤라는 지난달 8일 반군 연합이 알아사드 정권을 몰아내고 수도 다마스쿠스를 점령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후 세워진 과도정부에서도 실권자 역할을 해왔다.
1982년 시리아 골란고원에서 태어난 그는 2003년 이라크 전쟁이 발발하자 알카에다에 합류했다가 미군에 의해 체포돼 5년간 수감생활을 했다. 2011년 석방된 후 시리아로 돌아가 2012년 알카에다 연계조직이자 HTS의 전신인 알누스라 전선을 창설했다. 본명 대신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라는 가명을 쓰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지난달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고 과도정부를 세운 뒤에는 알졸라니라는 가명과 군복을 버리고 국제사회와 관계 정상화에 나서며 시리아를 ‘정상 국가’ 궤도에 올리는 작업에 속도를 내 왔다. 그는 알카에다 등 극단주의 테러단체와 연계를 거듭 부인하고, 종교 다양성과 인권을 존중하는 정권을 수립하겠다고 공언하는 등 서방에 연일 유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국제사회는 긴 내전과 ‘시리아의 도살자’로 불렸던 알아사드 독재정권 붕괴 끝에 수립된 과도 정부를 일단 환영하는 한편, 반군이 ‘테러 단체’란 오명을 벗고 성공적으로 시리아를 재건할 수 있을지 기대와 의구심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일각에선 알샤라와 HTS가 권력을 손에 넣은 뒤 과거의 극단주의적 태도로 회귀할 수 있다는 의심을 여전히 버리지 않고 있으나, 일단은 ‘정상 국가’를 목표로 서방과의 관계 개선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과도정부에 제한적으로나마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미국은 지난달 대표단의 시리아 방문 직후 알샤라에 대한 수배령과 1000만달러(약 145억원)의 현상금을 해제했으며, 최근에는 시리아에 대한 일부 제재를 한시적으로 완화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지난 27일 외교장관 회의에서 ‘EU의 시리아 제재 완화를 위한 로드맵’에 합의했다.
군사작전사령부의 압델 가니 대변인은 과도정부 대통령직을 맡은 알샤라가 임시 입법위원회를 구성하며, 이 위원회가 새 헌법이 반포될 때까지 의회의 역할을 대신한다고 밝혔다. 임시 내각은 오는 3월1일까지 과도 정부를 운영하며 이후 새 정부에 권력을 이양할 예정이지만, 권력 이양이 어떤 식으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알샤라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선거를 치르는 데 최대 4년이 걸릴 수 있으며, 헌법 개정에도 3년이 소요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미국, 시리아 제재 일부 한시적 완화···과도정부 힘 실리나
https://www.khan.co.kr/article/20250107150100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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