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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한번에 우르르”…印 힌두축제 압사사고 30명 사망·90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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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일 맞아 먼저 입수하려던 일부 참가자들이 바리케이드 넘어뜨리며 사고

30명 사망·90명 부상…“VIP 의전 때문에 인파 관리 느슨해졌다”는 주장도

29일(현지시간) 인도 프라야그라즈에서 열린 쿰브 멜라 힌두 축제에서 남성들이 강에 입수하고 있다. [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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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인도 종교행사에서 압사 사고가 발생해 30명이 숨지고 90여명이 다쳤다.

이번 사고는 지난 29일(현지시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 프라야그라지에서 열린 쿰브 멜라 힌두 축제 현장에서 발생했다.

사고 당일은 축제 기간 가장 상서로운 날로 여겨져 새벽부터 입수를 기다리는 사람들도 가득 차 있었다고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들이 30일 전했다.

행사에서 입수는 가장 중요시된다. 힌두교도는 입수로 죄를 씻고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난다고 믿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당일 오전 1∼2시께 입수 장소로 조금이라도 먼저 가려던 일부 힌두교 순례자들이 바리케이드들을 넘어뜨리면서 사고가 났다. 바리케이드 건너 편에 앉아있거나 누워있던 이들은 갑자기 밀려든 인파에 속절없이 짓밟히면서 행사장은 아수라장으로 돌변했다.

사고가 나자 응급차들이 들이닥치고 부상자들이 이송되기 시작했다. 얼마 지니지 않아 현장에는 주인 잃은 이불과 가방, 신발 등만 남았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부상을 입은 여성 사로지니는 타임스오브인디아에 “함께 행사에 참가한 일행과 입수를 기다리고 있는데 수많은 발이 우르르 밀려와 땅에 있던 사람들을 짓밟았다”며 “어두움 속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남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사고 순간을 전했다.

인명 피해가 컸음에도 주정부 당국은 사망자 수 공개를 당일 저녁까지 미뤘다. 이 때문에 외신과 현지 매체들은 제각각 사망자 수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주정부 소식통들은 사망자 수를 공개하면 행사 참가자들이 패닉에 빠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말했다.

이날 사고에도 참가자들은 입수를 강행, 전날 오후 8시30분 기준 7600만명이 강물에 몸을 담갔다. 이로써 행사 개시 후 지금까지 16일 동안 약 2억7600만명이 입수를 마쳤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프라야그라지에서는 직전 쿰브 멜라가 개최된 2013년에도 열차 역에서 압사 사고가 나 최소 36명이 사망했다. 당국은 이번 행사 기간에 연인원 4억5000만명이 찾을 것으로 보고 사고 등에 대비했으나 이번에도 막지 못했다.

일각에선 정부 고위급 인사의 행사장 방문 때문에 안전요원들의 인파 관리가 느슨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행사 참가자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고자 어떤 VIP 차량도 행사장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쿰브 멜라는 프라야그라지가 품고 있는 갠지스강과 야무나강, 사라스와티강(실제 존재하지 않는 신화 속 강) 합류 유역을 중심으로 열리고 있다. 지난달 13일 개막했고 이달 26일까지 45일간 진행된다.

힌디어로 ‘주전자 축제’라는 의미의 쿰브 멜라는 2017년 유네스코의 인류 무형문화유산에 올랐다.

힌두 신화에 따르면 불멸의 신주(神酒) ‘암리타’가 든 주전자를 차지하고자 신들과 악마들이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신주 네 방울이 프라야그라지,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나시크, 중부 마디야프라데시주 우자인, 북부 우타라칸드주 하리드와르 네 곳에 떨어졌다.

수천년 전통을 지닌 쿰브 멜라는 이 신화에 따라 이들 네 곳에서 각각 12년 주기로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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