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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악할 사진 알고보니 나였다”…범인은 고작 10대였다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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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 10대 피해 1위

딥페이크 1년새 디지털범죄 1위로…가해자 ‘신원불상’ 가장 많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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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 김모(15) 양은 지난해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너의 사진이 돌아다닌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모르는 사람으로부터 온 쪽지였다. 김 양은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무시했다. 하지만 일주일 후 팔로워들이 갑자기 폭증하고 수많은 가계정으로 쪽지가 쏟아졌다. 대부분 성희롱성 메시지였다. 김 양은 자신이 올린 사진이 합성돼 성인사이트에 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10대들이 딥페이크(불법사진합성)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되고 있다. 딥페이크의 피해자, 가해자 모두 1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해자 10대 가장 많아… “10대들, 범죄 장난처럼 인식”=20일 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따르면 지난한해 센터의 지원을 받은 피해자 총 2514명 중 10대가 476명(18.93%)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20대가 290명(11.54%), 30대 124명(4.93%), 40대 20명(0.80%)으로 그 뒤를 이었다. 만 6세이상 만 13세 미만 아동도 11명이(0.44%)이나 됐다. 직전년인 2023년에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중 20대가 가장 많았지만, 1년새 10대에 1위를 내줬다.

검거된 가해자도 10대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딥페이크 성범죄 사건 964건을 접수·수사해 피의자 506명을 검거했는데 10대가 411명으로 81.2%의 비중을 차지했다. 10세 이상 14세 미만(촉법소년)도 78명(15.4%)이나 됐다. 20대 77명(15.2%), 30대 13명(2.6%), 50대 이상 3명(0.6%), 40대 2명(0.4%)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디지털성범죄 중 딥페이크 범죄가 크게 늘면서 피해자도 10대가 크게 증가했다”며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10대들이 딥페이크 범죄를 ‘장난’처럼 인식하며, 또래에게 딥페이크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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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페이크 1년새 디지털범좌유형 1위로…가해자는 ‘신원불상’이 가장 많아=안심지원센터에 접수된 딥페이크(불법사진합성) 범죄는 1년새 크게 증가했다. 2023년 17명에 불과했던 딥페이크 피해자는 2024년 1482명(47.82%)으로 치솟았다.

디지털성범죄 유형도 바뀌었다. 2023년에는 유포·재유포가 27.38%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지난해에는 딥페이크가 47.82%로 1위가 됐다. 불법촬영(14.42%), 온라인그루밍 297명(9.58%), 유포 189명(6.10%), 유포 불안 (155명·5%)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가해자 유형으로는 앞서 A 양 사례처럼 ‘모르는 사람(신원불상)’으로부터 당한 경우가 1437명(62.10%)로 가장 많았지만, 학교 친구 등 지인(273명·11.8%), 애인(130명·5.62%)으로부터의 피해도 상당하다.

안심지원센터에 접수된 강모(18)양의 신고 사례가 대표적이다. 강 양은 동급생 남학생 이모(18)군의 핸드폰을 빌려 유튜브를 보다가 이모군 핸드폰 내 단톡방을 우연히 보게 됐다. 동급생 남학생 3명이 함께 있는 단톡방에서 이모군은 같은 학교 여학생 4인의 불법합성물을 유포하고 있었다. 강 양은 담임 선생님께 이를 신고 했고, 학교에서는 가해자 이모군의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가 소집됐다. 이모 군은 경찰에서 “트위터에서 일상사진을 보내주면 불법합성을 해준다는 계정에 피해자 4인의 일상사진의 합성을 의뢰했고 합성을 의뢰하고 돌려보는 것이 범죄라고 인식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이외에도 채팅상대로부터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한 사람도 379명(16.38%)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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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로 피해 예방·지원 총력=10대 딥페이크 피해자가 늘면서 서울시도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을 통해 피해 예방과 피해자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9월 서울중앙지검, 서울경찰청, 서울시교육청과 체결한 ‘아동·청소년 딥페이크 공동대응을 위한 업무협약’이 대표적이다. ‘스쿨핫라인’을 가동해 교사나 학교 전담경찰관이 서울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에 의뢰하면 피해 사진·영상물을 신속 삭제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안심지원센터 피해지원관이 학교나 제3의 장소로 찾아가 영상물 삭제 지원 등을 돕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안심지원센터의 지원건수도 크게 늘었다. 2022년 1만8963건(중복포함)이었던 지원건수는 2024년 3만2156건(중복)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지원 건수 중 딥페이크 등 영상물 삭제지원이 1만1603건으로 가장 많다.

사례로 언급한 김모양과 강모양도 서울시의 도움을 받았다. 김 양은 안심지원센터의 채증지원을 통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 변호사 선임지원을 받아 고소장을 경찰서에 접수했다. 사건 이후 불안감을 호소하는 김모양에게 안심지원센터는 심리상담도 지원됐다. 강모 양의 신고로 피해 상황을 알게 된 담임선생님 역시 심지원센터에 피해지원을 의뢰했다. 디지털성범죄 안심지원센터는 피해자 4인의 담당 피해지원관을 배정하여 피해자 조사 시에 동석했고 피해자의 심리정서 지지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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