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상에 공개된 녹취엔 괴롭힘 정황
유서엔 “책임감 없다 취급당해” 토로
유족 측 “회사와 가해자로부터 사과 못 받아”
고(故) 오요안나.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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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KBS에 따르면 오요안나 유족 측은 지난해 12월 오 씨의 생전 전화 통화 내용과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모아 직장 내 괴롭힘을 한 것으로 지목된 직장 동료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오 씨의 유서에는 “책임감 없다 취급당해”, “3개월 숙직실에서 자며 출근할 동안 관심 가진 적 있느냐”며 토로하는 내용이 있었으며, 직장 동료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에는 “이런 소리 들을 만큼 최악인가”, “내가 기상팀 존폐를 논할 만큼 잘못하고 있는 거야?” 등 토로하는 내용이 담겼다.
유족 측은 직장 내 괴롭힘 의혹이 짙어짐에도 가해자와 회사 측으로부터 사과조차 받지 못했다며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MBC는 “현재 고인의 유서를 갖고 있지 않다”며 “유족들께서 새로 발견됐다는 유서를 기초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다면 MBC는 최단시간 안에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MBC는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해서는 가혹할 정도로 엄하게 처리하고 있다. 프리랜서는 물론 출연진의 신고가 접수됐거나 상담 요청이 들어 올 경우에도 지체 없이 조사에 착수하게 돼 있다”면서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무분별한 유포와 의혹 제기를 자제해주실 것을 요청 드린다. 고인의 명예와 직결돼있을 뿐 아니라 또다른 차원의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9월 오 씨가 세상을 떠난 뒤 사망 원인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유족 측이 최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를 발견했으며, 유서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 호소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매일신문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먼저 입사한 한 동료 기상캐스터는 오보를 내고 오 씨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 다른 선입사 동료는 오 씨가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오 씨와 가해자로 지목된 인물이 나눈 통화 녹취가 공개되기도 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기상캐스터 선배로 추정되는 한 인물은 “안나야, 너 왜 이렇게 잘났어? 너 뭐야? 나 지금 너랑 뭐 하자고 이러고 있는 건데? 태도가 뭐가 문제냐고 물어보면 너의 태도부터가 지금 아니잖아. 너 왜 그래? 뭔데 그렇게 야, 너가 여기서 제일 잘 났나”라고 말했다.
이에 오 씨가 “아니요”라고 하자 “내가 네 아랫사람이야?”라며 물었고 오 씨는 “아니요”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카카오톡 단체방에서도 선배로 추정되는 인물은 오 씨에 “야 이쯤 되면 너 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냐. OO한테는 주 초에 얘기했다며? 선배들 일하는 시간이고 나 심지어 메이크업도 안 받고 와서 준비하는 시간인데 생각을 못 했어? 너 진짜 여기 혼자 일해? 너 진짜 선배한테 개념 없는 게 미안하긴 한 거야? 매번 미안하다고 말하고 계속 그러는 건 일부러 그러는 거야 너”라고 다그쳤다. 이에 오요안나는 “죄송합니다. 선배님”이라고 재차 사과하는 모습도 보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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