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코인·ETF·준비자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인 21일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모니터에 비트코인 등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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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과 혹시 '코인' 얘기 하셨나요? 재테크는 명절 대화의 단골 소재죠. 올해 들어서도 벌써 비트코인이 또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 코빗리서치센터는 현재 10만 달러(1억4,325만 원)를 오르내리는 비트코인이 올해 16만~17만 달러까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상승장 소식에 누구나 솔깃할 법합니다만, 그래도 일단 올해 가상자산 시장의 이슈부터 살펴보고 투자를 결정하는 게 어떨까요.
① 난리 난 트럼프 코인 정체는
올해 초 가장 큰 이슈가 됐던 건, 깜짝 스타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 코인'이었습니다. 일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코인으로 불린 '오피셜 트럼프'가 그 주인공이죠.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취임을 기념하며 직접 발행했는데, 출시 후 단 이틀 만에 시가총액이 150억 달러까지 치솟았어요. 출시 당시 20센트도 안 됐던 코인 개당 가격이 74달러를 넘기도 했다니, 얼마나 많은 돈이 몰렸는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인기몰이를 하자 국내에서도 빗썸과 코인원에서 오피셜 트럼프를 원화 상장했다는 소식도 빠르게 들려왔습니다.
어마어마한 화제성이죠. 하지만 인터넷이나 대중문화, 유명인에 영감을 받아 발행되는 밈 코인의 특성상 유행처럼 떠올랐다가 사그라들기도 쉬운데요. 대다수가 실질적인 사용처가 없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투기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큽니다. 그래서 전문가들도 초기 발행량(2억 개) 외에 향후 3년간 배포될 계획이라고 알려진 8억 개가 어떤 식으로 풀릴지 등을 차분히 보면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는 것이겠죠.
친가상자산 정책을 앞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20일 백악관에 다시 입성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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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코인도 ETF가 있다
실제 시장을 키울 것으로 기대받는 상품은 따로 있는데요. 바로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입니다. 주식 기반 ETF에서 본뜬 상품인데, 작년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히 불어난 요인이기도 했죠. 지난해 1월 승인된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에는 한 해 350억 달러 넘는 자금이 유입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ETF의 등장으로 투자층이 개인에서 기관투자자로 확대됐다는 점이 유의미한 변화입니다. 그렇다 보니 올해는 또 어떤 코인 ETF가 나타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려 있습니다. 이미 솔라나와 리플의 ETF 상품들이 승인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합니다.
물론 국내에서는 아직 가상자산 현물 ETF 중개 거래가 불가능해요. 금융회사가 그런 ETF를 발행할 수도 없죠. 하지만 연초 자본시장 유관기관장들이 가상자산 ETF 사업을 여러 차례 언급한 것을 감안하면, 활발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③비트코인이 금처럼 될 수 있을까
'크립토 프레지던트'를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올해 가상자산 시장은 새로운 분기점을 맞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비트코인을 제도권 금융으로 적극적으로 끌어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특히 비트코인을 미국 정부의 전략적 준비자산으로 편입하겠다는 공약에 눈길이 갑니다.
비상사태나 대규모 재난을 대비해 보유하는 금, 석유 같은 수준으로 비트코인을 취급하겠다는 얘깁니다. 공약이 현실화하면 코인의 최대 약점인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게 됩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아 단숨에 이뤄지긴 쉽지 않지만, 어떤 식으로 논의가 흘러갈지는 주목해 볼 만하겠죠. 결국 투자는 시장 전반을 잘 지켜보면서 결정해야 하니까요.
진달래 기자 az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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