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지지율 높으면 대선 당선' 경향
2002년·2022년 대선은 ‘예외’
전문가 “변수 너무 많아… 결과는 예측 불가”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오후 경기 과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을 통해 서울구치소로 이동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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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절차가 진행되면서 '조기 대선' 네 글자가 정치권을 떠돌고 있습니다. 대선 준비 기간엔 당 경선과 대선 본선까지 보통 10개월 정도가 걸립니다. 그러나 만약에 윤 대통령이 탄핵되면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 이후 법적으로 60일 내에 다음 대통령을 선출해야 합니다. 3월에 결론이 나면 5월에 대선을 치르는 것이지요.
아직 시기를 예단할 수는 없지만, 조기 대선으로 갈 경우 아무리 여유 있게 잡아도 5~7월쯤이 거론됩니다. '장미대선'인 셈입니다. 그럴 경우 선거까지 남은 시간은 길어야 6개월에 불과합니다. 여야가 내부적으로 민심의 척도인 '여론조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배경입니다. 실제로 역대 선거에서도 '대선 6개월 전 지지율이 높은 정당이 대권을 잡는다'는 공식이 작동하곤 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현실이 될 수 있는 조기 대선에도 이 공식이 통할까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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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지지율 높아야 대선 잡는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역대 7차례 대선 중 5차례에서 '대선 6개월 전 정당 지지율이 앞서면 대권을 차지한다’는 공식이 성립했습니다. 우선 1992년 대선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속한 민주자유당의 지지율이 39.5%로, 김대중 후보가 속한 민주당(22.8%)을 크게 앞질렀고요. 그 결과 김영삼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1997년 대선에서는 새정치국민회의의 지지율이 23.7%로 신한국당(22.9%)을 근소하게 앞섰으며, 김대중 후보가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를 꺾고 승리했습니다. 2007년 대선에서는 한나라당의 지지율이 52.9%로 열린우리당(9.1%)을 압도했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48.67%의 득표율을 얻어 정동영 민주당 후보(26.14%)를 여유 있게 따돌렸습니다.
2012년 대선에서는 새누리당의 지지율(34%)이 민주통합당(23%)을 앞섰습니다. 이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51.55%의 득표율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48.02%)를 제치고 당선됐고요. 2017년 대선에서는 민주당이 31%, 새누리당이 17%, 국민의당이 13%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대선 결과도 당 지지율과 같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고,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민의힘 대선주자로 꼽히는 홍준표(왼쪽 사진) 경남지사와 오세훈 서울시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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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사항일 뿐, 변수 다양’
다만 ‘정당 지지율이 높으면 대선을 승리한다’는 공식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닙니다.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의 지지율(36.4%)이 새천년민주당(20.2%)을 크게 앞섰지만, 노무현 새천년민주당 후보가 48.91%의 득표율로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46.58%)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2022년 대선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33%)이 국민의힘(2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음에도,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48.56%를 득표해 이재명 민주당 후보(47.83%)를 누르고 승리했습니다.
전문가들도 '6개월 전 조사를 너무 신뢰하지는 말라'는 입장입니다. 정우성 서던포스트 대표이사는 “정당 지지율이 높으니 대선 당선 가능성이 높았다는 분석은 '결과론적' 사후 해석이어서 신뢰하기 어렵다”라며 “아직 여당 대선 후보도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정당 지지만으로 대선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변수가 너무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익명을 요청한 여론조사 전문가도 "6개월 전 여론조사로 대선을 예측할 수는 없다"고 상관관계를 일축했습니다. 여론 자체보다 각 정당이 여론에 어떻게 대응할지, 여론을 움직일 정치적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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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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