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세 둔화… K팝에 적신호
사진=빅히트뮤직, YG엔터테인먼트, JYP엔터테인먼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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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가 찾아왔다’. 최근 K팝 시장에 번지는 불안감이다. 한류 열풍과 함께 연속 증가해 온 K팝 음반 수출·판매량이 지난해 10년 만에 성장세가 꺾였다. 19일 기준 관세청 수출입 무역통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실물 음반 수출액은 약 4238억원으로 전년(약 4215억원) 대비 0.55%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이후 계속 증가세가 늘어났지만, 수출액 성장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국가별 통계에선 지난해 K팝 일본 수출액(1303억원)이 전년 대비 24.7% 감소했다. 일본은 미국(875억원), 중국(868억원)과 함께 K팝 전체 수출액의 72.8%를 차지하는 톱3 수출 주요국이다. 그나마 한한령으로 2023년 급감했던 중국 수출액이 지난해에는 76.4% 증가하면서 전체 수출액 하락을 막은 것으로 분석된다.
그래픽=이진영 |
◇1년 만에 깨진 K팝 1억장 신화
2023년 처음 열렸던 ‘K팝 1억장 판매 시대’도 1년 만에 저물었다. 한국음반콘텐츠협회가 운영하는 써클차트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K팝 실물 음반 판매량은 9890만장으로 전년(1억2020만장) 대비 17.7% 감소했다.
글로벌 메가 히트곡이 새롭게 나오지도 않았다. 지난해까지 스포티파이 글로벌 누적 스트리밍 횟수 상위 2500곡에 든 K팝 노래 25곡은 여전히 BTS(16곡)와 블랙핑크(9곡)의 단체곡과 솔로곡이 차지했다.
K팝 스트리밍은 성장했지만 소위 ‘4대 기획사’로 불리는 대형 엔터사들의 영업 이익이 하락했다. 스트리밍 수익보다 앨범 수익이 통상 2배 이상 높기 때문이다. 하이브는 지난해 4분기 자사 아티스트 합산 일일 스트리밍 횟수가 126억회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0.5% 증가했지만,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6.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형 그룹 복귀와 세대교체 투트랙, 반등 코드 될까
가요계는 과감한 추가 투자로 위기 돌파를 모색 중이다. 대형 엔터사들은 올 초부터 줄줄이 신인 데뷔 계획을 공표했다. SM은 내달 중 신인 여성 그룹 하츠투하츠와 영국 현지화 보이 그룹 디어 앨리스를 정식 데뷔시킨다. JYP는 20일 신인 보이 그룹 킥플립이 출격하고, 하이브는 연내 오디션 프로를 통해 라틴 현지화 그룹을 선보일 계획이다. YG는 지난해 걸그룹 베이비 몬스터를 공식 데뷔시킨 데 이어 올해도 신인 그룹 ‘넥스트 몬스터’(가칭)의 데뷔를 준비 중이다.
K팝 대형 라이브 공연 수요도 시장 회복세의 긍정적 신호다. 현대차증권에 따르면 2025년 K팝 공연 모객 수는 1700만명으로 전년 대비 27% 고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개별 그룹의 모객 수와 공연 횟수도 성장세다. 3만~5만석 규모 스타디움 공연 개최 팀은 2023년 BTS, 블랙핑크, 트와이스에 이어 지난해 스트레이키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에이티즈 등이 추가됐고, 1만~3만석 규모의 아레나 공연 개최 팀도 2023년 6개에서 지난해 17개로 늘어났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위원은 “팬데믹 시기엔 공연이 멈추면서 팬들의 지출이 앨범 판매에 쏠린 반면, 지금은 공연으로 소비가 분산되고 있다”며 “지갑을 많이 열던 코어 팬덤의 성장세가 둔화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대중적인 수요를 늘려 팬덤 크기 자체를 늘리는 게 타개책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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