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년대부터 20세기 초 원주민 사진 1만장 디지털화 완료
소셜 미디어 활용, 원주민 이름 식별과 역사 복원에 큰 도움
과거의 얼굴, 잃어버린 이름을 되찾다. 캐나다 '네이밍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원주민의 역사와 존엄성을 되살리는 중요한 작업이 진행 중이다. 2025.01.14/ <출처: 캐나다 도서관 및 기록 보관소> |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브라이언 구구는 최근 페이스북에서 어린 시절의 흑백 사진을 발견하며 놀랐다. 그가 다섯 살, 여섯 살 무렵의 모습이 담긴 이 사진은 그의 기억 속에도 없었고, 언제 촬영되었는지도 전혀 알지 못했다. 특히 그에게 충격적인 사실은, 자신의 이름이 사진에 붙어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구구는 케이프 브레턴의 위콕마크 원주민 커뮤니티의 일원으로, 이런 사진들이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다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나 사진을 다시 보게 된 것에 대해선 감사함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 사진은 현재 캐나다 도서관 및 기록 보관소(LAC)에 보관된 수천 장의 원주민 사진 중 하나로, '네이밍 프로젝트'라는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2002년부터 시작되어, 오랫동안 이름이 기록되지 않았던 원주민, 이누이트, 메티스족의 사진에 이름을 추가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사진에 이름을 붙이는 것을 넘어, 캐나다와 원주민 간의 화해를 위한 중요한 노력으로 자리 잡았다. 약 1만장의 사진이 디지털화되었으며, 이 중 2500명 이상의 사람과 장소, 활동이 식별되었다.
특히 2015년부터 소셜 미디어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대중 참여가 급증했다. LAC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고, 대중이 사진 속 인물을 식별하도록 장려했다. 그 결과 페이스북 페이지의 참여도가 무려 800%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이 자신의 가족사진이나 지인을 발견하고 이름을 제공하는 등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또한, 서구 사회의 관점에서 원주민의 전통적인 이름을 중요시하지 않은 것도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 당시 많은 원주민은 서구화 과정에서 전통적인 이름 대신 서유럽식 이름을 강요받았고, 그 결과 그들의 정체성과 연결된 이름이 기록에서 사라지게 되었다.
키그주갈릭 웹스터는 이누이트 특별 경찰관들의 이름을 찾아내기 위해 진행한 연구에서 종종 이름이 빠진 사진들을 발견했다. "이런 이미지를 공유하면 사람들은 '저 사람을 알아요. 그의 이름은 이겁니다'라고 말할 수 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를 통해 2019년 한 해 동안 1200명 이상의 인물이 식별되었으며, 이들 중 많은 이들이 가족의 도움으로 이름을 되찾을 수 있었다.
현재 프로젝트는 매주 새로운 사진을 게시하며, 캐나다 북극 지역의 사람들과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 있다. 그중에는 기숙 학교 시스템의 어린이 사진도 포함되어 있어, 원주민과 캐나다 사이의 어두운 역사를 드러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커뮤니티와 협력하여 더 많은 사진을 식별하고, 잃어버린 이름을 찾아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록 보존을 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며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zziobe105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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