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크로닌 박사 발언 인용 "공수처 체포 과도하다" 주장
크로닌 박사 "체포가 아닌 무력 사용 우려한 것"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가 15일 한국일보와의 화상회의에 응했다. 줌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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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패트릭 크로닌 아시아·태평양 안보석좌는 12·3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한국 정치계가 미국 인사들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거나 악용(manipulate)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15일 지적했다. 특히 최근 자신의 발언을 두고 '미국은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를 도 넘은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해석한 국민의힘 평가는 본인의 발언 의도에 맞지 않다고 밝혔다. 한국일보는 최근 그의 발언과 미국 반응을 두고 여야가 논쟁을 벌이는 것 등의 진위를 파악하기 위해 15일 긴급 화상인터뷰를 진행했다.
"체포가 아닌 '물리력' 사용에 대한 우려"
크로닌 석좌는 우선 최근 논란이 된 '공수처의 윤 대통령 체포가 반헌법적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는 문의에 "법적 절차에 따라 발부된 체포영장이 잘못됐다는 게 아니다"면서 "다만 직무정지된 대통령에 대해 무력을 이용해 체포하는 것은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이는 미국 입장에서 과도한(excessive)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경찰이 대통령을 바닥에 쓰러트려 검거하는 장면이 방송과 신문을 통해 나간다고 가정해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떤 글을 안 쓰고 넘어가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순간적으로 미국이 (한국) 내부 문제에 개입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었다"라고 부연했다.
앞서 국민의힘 '진짜뉴스 발굴단'은 12일 보도자료를 내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한 크로닌 석좌가 한 발언을 인용해 "해당 방송은 미국 정부 정책에 영향력 있는 주요 전문가들이 내정간섭처럼 보이고 싶어하지 않지만 공수처가 윤석열을 체포하는 것은 도를 넘었다고 판단한다는 것을 얘기한다"고 논평했다.
"한국 정당, 미국 발언 과대 해석·정치화 자제해야"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석좌. 한국일보 자료사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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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닌 석좌는 "지금 한국처럼,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선 사람들이 섣부르게 결론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조심해야 한다"며 "미국은 민주적 동맹국인 한국의 국내정치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준형 조국혁신당 의원은 골드버그 주한대사가 "조태열 외교장관과 김태효 국가안보실 차장과는 상종을 못하겠다"고 본국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한미대사관은 이례적으로 "전혀 사실이 아니다(utterly false)"라는 입장을 내며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영 김 공화당 하원 의원의 한미일 협력 와해를 우려한 기고문에 대해서도 "미국에는 영 김 의원처럼 보수적인 한국계 미국인 의원도 있고, 앤디 김 민주당 상원의원처럼 온건파 한국계 미국인 의원도 있다"며 "이들의 정치적 견해를 미국의 외교정책이라고 판단하는 건 큰 실수"라고 강조했다. 일부 정치인의 의견을 미국 정부나 외교정책 결정자들의 공식 목소리로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다른 방향으로 가고 싶다는 측(더불어민주당)보단 동맹을 강화하고 싶다는 측(국민의힘)과 일하기 쉽고 편한 건 사실이라면서도 "미국은 한국의 친구로서 누가 민주적으로 선출되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이 (동맹을 약화시키자는 쪽에) '그거 참 좋은 생각이다'라고 말하기를 기대할 수 있겠나,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문재연 기자 munja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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