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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자회사인 SK온과 포드의 합작사인 블루오벌SK가 34억달러(약 4조9000억원) 규모의 유상감자를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는 지난달 17일 28억달러 규모의 1차 유상감자를 결정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유상감자는 자본금을 감소시키면서 주주에게 투자금을 돌려주는 것을 말한다.
SK이노베이션 측은 "해외 투자 자본 효율성 제고를 위한 자본 재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유상감자에 따라 SK온의 미국 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와 포드는 각각 약 2조4500억원을 회수할 수 있게 됐다. 앞서 1차 감자에서도 각각 2조원을 회수했다. 블루오벌SK의 유상감자 규모는 총 9조원으로, 1·2차 감자 후 블루오벌SK 자본금은 기존 약 16조원에서 약 7조원으로 줄어든다. 이 같은 감자 결정은 최근 미국 에너지부(DOE)가 블루오벌SK를 대상으로 최대 96억달러 규모의 대출 지원을 확정한 데 따른 것이다.
해당 대출은 미국 에너지부의 첨단기술차량제조(ATVM) 프로그램에 따른 것으로, 금리는 미국 국채금리 수준으로 저렴하다.
SK온을 비롯한 국내 배터리 3사는 현재 중국발 물량 공세와 시장 수요 감소로 역대급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증권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터리 3사의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은 모두 적자를 면치 못할 전망이다. 3사의 영업적자 합계만 최대 7500억원 규모다. 게다가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2기 행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축소 정책에 따라 1분기 영업적자 폭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따라 적자 공포가 커진 배터리 업계는 비상경영을 선포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또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연구개발(R&D)에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다.
문제는 비용 감축만으로는 위기 탈출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의 배터리 물량 공세는 내수시장을 넘어 유럽으로 확산하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가 국내 배터리사로 전이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향방에 따른 정책 위험이 크다. 이에 따른 유가 변동성도 리스크다. 국내 배터리사는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기술력 차별화와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석유화학업계도 보릿고개를 넘기 위한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다. 석화업계에서는 LG화학, 롯데케미칼을 필두로 나프타분해시설(NCC)과 같은 핵심 자산 매각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은 지난해 3월 스티렌모노머(SM)를 생산하는 여수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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