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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6 (일)

이슈 윤석열 정부 출범

‘직무정지’ 한덕수, 윤석열 담화에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 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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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내란 국조특위 기관보고 출석

“계엄 잘못” 위헌 여부엔 말 아껴

여야, 공수처 윤석열 체포 놓고 충돌

윤석열 ‘부정선거’ 주장 촌극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서 질의를 듣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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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국무총리는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가 “정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의 체포영장 집행이 불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2차 기관보고에서 “이러한 상황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항상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총리가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이후 공식 석상에서 발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 총리는 국무회의를 거치지 않는 등 비상계엄 선포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그는 ‘12·3 비상계엄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치지 않고 선포됐는가’라는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 질문에 “저는 그렇다고 믿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비상계엄을 주도한 인사들과 사전에 계엄 관련 대화를 나눈 적이 없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에) 경제나 신인도에 굉장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국무위원들의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건의했다”며 “국무위원들이 모이면 틀림없이 계엄 문제에 대해 다 반대 의견을 가질 것으로 믿었다”고 밝혔다. 다만 한 총리는 ‘비상계엄이 위헌·위법인가’라는 질문엔 “여러 절차상 흠결 등을 봤을 땐 정상은 아니었다”면서도 “최종적으로는 사법적인 절차를 통해 밝혀져야 할 일이라고 본다”고 말을 아꼈다.

이와 관련해 기관보고에 참석한 김진명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은 “비상계엄은 헌법과 법률에 비춰볼 때 잘못된 결정이라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비상계엄 사태 당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행적을 설명하면서 “부총리는 당시 반대 의사를 표명하는 회의장에서 가장 먼저 나왔고 출석 서명 요청도 거부했다”고 전했다.

한 총리는 윤 대통령이 이날 녹화 영상 담화에서 공수처 수사와 법원의 영장 발부가 모두 불법이라고 주장한 데 대한 의견을 묻는 윤건영 민주당 의원 질문엔 “모든 국민은 헌법과 법률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도 자신의 결정에 대해서 법적,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말씀하신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이 자신의 탄핵 사유로 삼았던 헌법재판관 임명 보류와 관련해선 “여야 간 합의를 하지 않고 임명된 헌법재판관은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헌정사상 관례가 있어야 한다”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여야는 한 총리가 독감에 걸려 건강이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오후 이석을 허용했다.

여야는 윤 대통령 체포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공수처가 4년 전에 설립된 이후에 제대로 된 수사나 기소 실적이 없어서 무용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며 “그러다가 갑자기 권한도 없는 사건에 뛰어들어 나라를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김병주 민주당 의원은 “합법적인 체포 영장을 집행하는 데 이렇게 많은 병력과 수사관이 투입된 사례는 헌정사상 없었다”고 맞받았다.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둘러싼 촌극도 벌어졌다.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통령이 직접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적이 없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전산 시스템 취약점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마치 극우 유튜브의 부정선거 주장을 추종하고 있다고 (야당에서)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강 의원 발언 직전인 오후 2시5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리나라 선거에서 부정선거의 증거는 너무나 많다”며 “부정선거를 음모론으로 일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의혹도 제기됐다. 윤건영 의원은 “2023년 12월18일이 대통령경호처 창립 기념일이었는데 윤 대통령 생일과 비슷하다고 해서 생일 파티로 둔갑시켰다는 제보를 받았다”며 “경호 관계기관을 모두 동원해 소위 ‘윤석열 3행시 선발대회’ ‘생일축하 노가바(노래 가사 바꿔 부르기)’가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진하 대통령경호처 경비안전본부장은 “창설 기념일 행사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세부적인 사항을 기억하기는 쉽지 않다”고 답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박하얀 기자 white@kyunghyang.com,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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