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조본, 2차 체포영장 집행
경호 차량 타고 공수처로 이동
尹, 출발 전 영상 메시지 "불법체포"
지지자들 오열, 드러눕기도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과천 공수처 청사로 출석하고 있다. 윤동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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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내란 혐의를 수사해 온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15일 2차 체포영장 집행을 통해 윤 대통령의 신병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은 체포 직후 오전 10시35분께 경호차량을 타고 서울 한남동 관저를 나와 경기 과천에 있는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로 이동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수사기관에 의해 체포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체포 사실이 알려진 직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불미스러운 유혈사태를 막기 위해서 일단 불법 수사이기는 하지만 공수처 출석에 응하기로 했다"면서 "그러나 제가 이 공수처의 수사를 인정하는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안타깝게도 이 나라에는 법이 모두 무너졌다"면서 "불법의 불법의 불법이 자행되고 무효인 영장에 의해서 절차를 강압적으로 진행하는 것을 보고 정말 개탄스럽지 않을 수 없다"라고도 말했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되면서 공수처는 체포영장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윤 대통령 조사를 거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현재로선 영장 청구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 측은 그동안 묵비권 행사 등 공수처 조사에는 불응 방침을 밝혀왔기 때문에 형식적인 조사 후 영장 청구와 기소까지 빠른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과 공수처는 오전 5시45분께 관저 입구에서 강제 진입을 시도했다. 국민의힘 의원 30여명과 윤 대통령 변호인 등은 체포 저지를 위해 ‘인간띠’를 만들었고 "막아라" "잡아" "쿠데타다" 등을 외치며 1시간을 넘게 버텼다. 공수처와 경찰은 수사관들을 관저 뒤쪽 매봉산 등산로로 보내 우회 진입을 병행했다. 체포팀 수사관들은 오전 6시께 매봉산 등산로에도 집결했다. 경호처도 매봉산 쪽에 경호 인력을 배치해 우회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호처 지휘부는 당초 강경 대응을 예고했으나 일선 경호처 직원들 사이에서 특수공무집행방해죄로 처벌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균열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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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는 언론브리핑을 통해 "1차 집행 때와 다르게 집행을 적극적으로 막는 인원이나 경호처 직원들은 없었던 상황이다. 물리적 충돌도 오늘은 사실상 없었다"고 밝혔다. 경호처 직원 상당수는 관저 내 대기소에 머물며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수처와 경찰은 오전 8시24분께 3차 저지선 철문을 연 뒤 영장 집행 수사팀 차량을 진입시켰다. 윤 대통령 체포가 임박하자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윤갑근 변호사는 자진 출석하겠다고 주장했지만 공수처와 논의 끝에 체포영장 집행으로 가닥이 잡혔다고 한다.
반면 탄핵 찬성 측은 "공수처·경찰 잘한다"며 칭찬했고, 관저에서 경찰·공수처 차량이 나오자 환호성을 질렀다. 보수와 진보 단체 집회 참가자 사이에는 충돌이 발생하지 않았고,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된 사람도 없다. 이날 관저 인근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기동대 54개 부대 3200여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이들은 관저 입구와 약 700m 떨어진 한강진역 일대부터 일정한 간격을 두고 무리를 지어 현장을 지키고 섰다. 이와 함께 경찰 버스 약 160대가 투입돼 한남대로~약수역 방면 5개 차선 중 2개 차선을, 국제루터교회 방면 관저 진입로를 3중으로 틀어막았다. 차벽을 해체하고 철문을 뜯어내기 위한 용도의 견인용 특수 차량의 모습도 보였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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