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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3 (목)

중국, 식량 안보 확보 위해 세계 곳곳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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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무역 전쟁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복귀에 대비해 식량자원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신화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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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에 따르면 중국은 최근 몇 년 간 전통적인 서방 공급업체에서 벗어나 식량 공급원을 다변화하기 위해 케냐의 마카다미아 숲과 볼리비아의 소 목장 등 세계 각지를 노크하고 있다.

통신은 중국이 세계 최대의 농산물 수입국인 만큼 기존 공급업체에서 벗어나려는 중국의 노력은 1조달러(약 1460조원)가 넘는 세계 농산물 무역을 뒤흔들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입김이 강화될 수출국들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에서 중산층이 성장함에 따라 랍스터를 생산하는 베트남의 해안 마을에도 큰 변화가 생겼다. 베트남은 2000년부터 중국에 랍스터를 수출해 왔는데, 중국이 호주산 랍스터 수입을 금지한 2020년 베트남의 랍스터 수출이 정점을 찍었다. 최근 중국은 호주산 랍스터에 대한 수입 금지 조치를 해제했지만 베트남은 여전히 중국에 랍스터를 공급하는 최대 국가다.

베트남 북동부 마을 송카우는 랍스터 생산량의 약 90%를 중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이 더 많은 해산물을 수입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출업자들의 손길도 바빠지고 있다. 랍스터 약 1만5000마리를 양식하는 트란 반 톰은 “우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전적으로 중국에 의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랍스터뿐 아니라 다양한 베트남 농산물에 대한 시장 개방, 통관을 위한 지정 통로 건설 등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약속했다. 베트남 세관에 따르면 이같은 조치로 인해 지난해 베트남과 중국 간 무역액은 전년 대비 19.3% 증가한 2050억달러(약 300조원)에 달했다.

중국에 주로 광물과 금속을 공급하는 아프리카도 중국 식량자원 다변화 추진의 최전선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은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짐바브웨산 아보카도, 탄자니아산 꿀, 마다가스카르산 양고기까지 개방을 확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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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산 견과류가 2018년 관세 인상 제품 목록에 포함되면서 중국 수입업체들은 대체 공급업체를 찾아야 했다. 중국에서 건강식품 소비가 증가하면서 견과류에 대한 수요도 급증했고, 춘제 등 명절에 견과류를 선물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케냐 엠부 지역의 마카다미아 상인 데이비드 기통가는 통신에 “우리는 마카다미아를 ‘초록색 금’이라고 부른다”며 “중국 사업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견과류 가격이 폭락해 농부들이 나무를 베어내려고 할 때 중국 고객이 찾아와 가격이 7배나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침체로 인해 중국 내 육류 공급 과잉 우려가 나오지만 육류 공급처 역시 다양화하고 있다. 중국은 2018년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태국에 더 많은 닭고기 공장을 승인했다. 2023년에는 우루과이에서 양고기 수입을 재개했고, 지난해에는 러시아에서 돼지고기 수입을 재개했다. 이는 육류 수급 목적뿐만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이 포함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은 이같은 중국의 식량자원 공급처 다양화에 대해 중국 입장에서는 대체 공급원이 있어 더 안전할 수 있지만,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는 수출업체들에게 새로운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수요가 약화되면서 수입량이 줄어들 수 있고, 각 수출국들은 중국과의 관계가 다방면으로 얽혀 있어 마찰이 발생하면 무역 상황이 갑자기 뒤바뀔 수 있다는 불안감도 있다.

베트남의 경우 중국과 국경 전쟁을 치른 이후 관계를 회복했지만 남중국해를 둘러싼 마찰은 여전히 남아 있다. 베트남 랍스터 업계도 최근 중국이 거의 모든 무역 제한 조치를 철회한 호주와의 화해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랍스터 양식업자 톰은 중국이 베트남으로부터의 수입을 중단하거나 대폭 줄이면 “우리는 무너질 것이고, 다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다량의 랍스터를 전달했는데도 (중국 측 수입자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머리카락이 쭈뼛쭈뼛 선다”며 “위챗(중국판 카카오톡)으로 답장이 와야만 잠을 잘 수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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