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당국 ‘화재 적색경보’ 긴장…사망 24명·실종 23명
죄수까지 진화 작업 투입, 하루 근무에 복역일 이틀 감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팰리세이즈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는 소방관들이 13일(현지시간) 연기가 피어오르는 지점을 지켜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난 산불이 일주일째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강풍경보가 다시 발령돼 산불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재난당국은 바짝 긴장한 채 대응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LA 카운티와 벤투라 카운티에 화재 적색경보를 발령하고 “특별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기상청은 15일 아침까지 최대 시속 70마일(약 113㎞)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되며, 극도로 건조한 기상 조건에 더해 위험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산불 확산 원인으로 지목된 ‘악마의 바람’ 샌타애나 돌풍이 주로 밤에 강해지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 밤부터 14일 오전, 14일 밤부터 15일 오전 사이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건조한 돌풍인 샌타애나가 다시 불어오면 이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진화 작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산불이 시작된 지난 7일에도 샌타애나 탓에 소방당국이 손을 쓰지 못하면서 진압률이 한동안 0% 수준에 머물렀다. CNN은 “바람이 강해지면 현재 진행 중인 화재가 더 심해지거나 새로운 화재가 발생해 또다시 대규모 지옥 불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때 5곳에서 동시다발로 번진 화재는 현재 3곳으로 줄었지만, 불길은 여전히 잡히지 않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서부 해변 퍼시픽 팰리세이즈에서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14%, 동부 내륙의 ‘이튼 산불’은 33% 진압률을 기록해 전날(각각 11%, 27%)보다 소폭 나아졌다. 북부 샌퍼넌도 밸리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은 불길이 거의 잡혀 95% 진압률을 기록했다.
지난 7일부터 일주일째 이어진 팰리세이즈 산불과 이튼 산불 등은 지금까지 총 155.4㎢를 태웠다. 여의도 면적(4.5㎢)의 34배, 서울시 면적(605.2㎢)의 4분의 1을 넘어서는 규모다. CNN은 팰리세이즈 산불이 태운 면적만 96㎢로, 프랑스 수도 파리 면적(103㎢)에 맞먹는다고 전했다. 당국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사망자는 총 24명이며, 실종자는 23명으로 집계됐다. 소실된 건물은 1만2000여채로 추산된다.
소방당국은 소방용수 고갈로 인해 최후의 수단으로 꼽히는 바닷물까지 동원하고 있다. 바닷물은 토양을 오염시키고 소방장비를 부식시켜 보통 사용하지 않지만, 퍼시픽 팰리세이즈 지역의 피해가 심각해 민물과 바닷물을 가릴 때가 아니란 판단이 작용했다.
진화 작업에는 현지 교정당국이 관리하는 죄수 939명까지 투입됐다. CNN 등에 따르면 이들은 직접 불을 진화하진 않지만, 불에 탈 만한 물건을 치우는 등 주로 화재 확산을 늦추는 작업에 투입됐다. 화재 진화 작업에 투입된 죄수들은 하루 근무당 복역 일수가 이틀씩 감면된다. 시간당 10.24달러(약 1만5000원)의 수당도 받는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 계엄, 시작과 끝은? 윤석열 ‘내란 사건’ 일지 완벽 정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