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진아와 멜로보다 배성우와의 케미가 더 빛나요.
도경수 스틸. 사진 I 쏠레어파트너스(유) / (주)하이브미디어코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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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난 건 기적이야.’
저마다의 역할 분담이 확실한 가운데 단연 도경수의 하드캐리다. 원작과의 다른 장점은 대부분 그가 해낸다. 다만 여주와의 케미보다 아빠(배성우)와의 케미가 더 돋보이는, 한국판 ‘말할 수 없는 비밀’(감독 서유민)이다.
영화는 시간의 비밀이 숨겨진 대학교 캠퍼스 연습실에서 유준과 정아가 우연히 마주치면서 시작되는, 기적 같은 마법의 순간을 담은 판타지 로맨스물. 2007년 개봉한 동명의 대만 영화를 리메이크 했다.
거침없이 직진하는 유준과 달리 정아는 좀처럼 속을 알 수 없다. 수업은 툭 하면 빠지고, 연락처를 물으니 전화기가 없단다. 만남은 자꾸만 엇갈리며 가까워질듯 또 멀어지니 유준은 환장할 노릇이다.
그런 유준의 마음을 착각한 인희(신예은)는 어느 날 갑작스레 고백을 해버리고, 이는 정아에게 큰 상처가 된다. 그날 이후 사라져버린 정아, 그녀의 행방을 쫓던 유준은 믿을 수 없는 비밀을 알게 된다.
원진아 도경수 스틸. 사진 I 쏠레어파트너스(유) / (주)하이브미디어코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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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은 크게 원작의 결을 유지하면서도 인물과 배경 등 설정과 분위기를 변주해 현재의 감성으로 재해석했다. 한층 다이나믹하고, 밝아진 톤을 유지한다. 남주 유준은 (원작보다) 더 남성적이고, 여주 정아는 맑은 쾌걸이요, 인희는 쿨한 러블리 걸이다.
특히 영화의 꽃인 ‘피아노 배틀’ 부분은 많이 튄다. 음악만 보면 흠잡을데 없지만 두 연주자의 투샷이 상당히 안 어울린다. 이를 지켜보고 응원하는 친구들의 모습도 클라이맥스, 이후의 엔딩 시퀀스까지판타지 멜로의 장르적 쾌감과 타임워프의 색깔을 제대로 살려내질 못했다.
영화의 큰 두 줄기는 원작과 마찬가지로 음악, 그리고 멜로. 음악의 경우 원작과 차별화를 상당히 많이 줬다. 가장 유명했던 ‘시크릿’ 곡만 가져오고 나머지는 거의 다 바꿨다. 익숙한 클래식 연주곡을 비롯해 새롭게 작곡한 OST, 추억의 가요 등을 똑똑하게 배치했다. 그 정성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반면 멜로는 절반의 성공이다. 도경수는 원작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여주며 자신만의 캐릭터를 강렬하게 완성해낸 반면, 원진아는 의도한 변주만큼 생동감 있게 다가오질 못한다. 두 사람의 케미는 그럭저럭 썩 나쁘지 않은 정도.
첫 사랑 이야기 만의 풋풋하고도 애절한 감성은 무난하게 살렸다. 엔딩을 향해 달려가는 절정의 시퀀스도 긴장감을 놓치지 않았고. 불꽃남자로 변신한 도경수표 에너지가 기대 이상의 역할을 하며 한국판 만의 색깔을 완성했다. 그럼에도 여운이나, 디테일, 장르적 쾌감의 조화로움, 감성 면에서 ‘레전드의 위엄’을 따라 잡기엔 역부족이다. 직진남 도경수표 이글아이의 발견이 가장 큰 수확이다.
오는 28일 개봉. 전체관람가. 러닝타임 103분. 손익분기점은 약 8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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