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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현장에서]상장 앞둔 LG CNS, 장밋빛 간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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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매출·그룹 의존도 등 '이현령 비현령'
"IPO 발판으로 DX시장 퍼스트 무버" 포부


비즈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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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령비현령(耳懸鈴鼻懸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라는 뜻인데요. 같은 사실을 놓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해석할 때 쓸 수 있는 표현이겠죠. 지난 9일 열린 LG CNS의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 내용이 비슷했습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대표적입니다. LG CNS의 증권신고서를 보면 이 회사 수출 비중은 2021년 12.4%에서 지난해 3분기 18.0% 수준인데요. LG CNS는 이와 관련 수출 규모가 크지 않으므로 최근 정치적 불안정에 따른 환율변동이 큰 변수가 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이현규 LG CNS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간담회에서 "해외 사업 매출은 전체의 20% 미만이라 환율에 대한 영향이 크지 않다"고 설명했죠.

그러면서 LG CNS는 해외 사업 규모가 대단한 성과라고도 설명했습니다. 현신균 LG CNS 사장은 "현재 글로벌 사업 연간 매출이 1조원이 넘는데, IT 서비스 회사가 그정도 금액을 만드는 곳이 흔 치 않다"며 "그리스,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미국 등에서 사업 성과를 내고 있고 이런 것은 글로벌 사업의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했습니다.

듣고 나니 해외 매출 비중이 작아서 좋다는 건지, 커서 좋다는 건지 헷갈립니다. 빛과 그늘이 있듯 더 큰 기회는 더 큰 리스크가 따르는 게 당연한데, 간담회에선 줄곧 밝은 쪽만 강조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현 사장은 "남아 있는 숙제는 IPO로 확보한 자본을 통해 더 적극적으로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이를 또 다르게 보면 환율 변동 위험에 더 많이 노출될 수 있다는 얘기로도 해석할 수 있겠죠. LG CNS 증권보고서도 "미국 달러(USD), 유로(EUR), 일본 엔화(JPY), 중국 위안화(CNY) 등 주요 외화와 관련된 환율 변동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관리하기 위해 당사는 통화선도계약을 체결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LG CNS가 LG그룹 전산실에서 출발해 각종 계열사 IT 서비스를 담당하는 기업인 만큼, 이와 관련한 사실들도 코에 걸었다가 귀에 걸게 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LG CNS의 LG그룹 계열사 상대 매출은 전체 매출의 60% 수준인데요. 그룹사 매출 의존도는 회사 성장에 변수가 될 수 있겠죠.

증권보고서도 "당사는 향후에도 상당 수준의 매출이 LG그룹 계열회사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특수관계자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는 경기변동에 민감한 IT 업황의 위험을 완화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그룹의 실적 둔화 등으로 계열회사 매출이 감소할 경우 당사의 전반적인 실적 개선세를 둔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관련한 우려가 제기됐는데요. LG CNS는 이에 대해 "DX(디지털전환) 수요가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어 그룹사 매출이 떨어질 것 같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실제 LG CNS의 그룹사 매출은 2021년 2조6530억원, 2022년 3조1430억원, 2023년 3조3520억원으로 지속 성장해왔습니다.

이쯤되면 또다시 LG CNS의 LG그룹 관련 매출은 감소해야 좋은 것인지, 반대여야 하는지 헷갈리기 시작합니다.

해법은 신사업입니다. LG CNS는 2023년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관련 사업 매출이 전체의 51.6%를 기록하는 등 신사업이 회사 핵심역량으로 자리를 잡는 측면을 강조했는데요.

홍진헌 LG CNS 전략담당은 "기존 IT 서비스 시장의 성장이 매우 클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며 "IT서비스 사업은 안정적 캐시카우로 작용하고, 향후 성장을 주도하는 것은 클라우드와 AI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LG그룹과 LG CNS는 일종의 운명 공동체이지만 한계도 분명하므로, 추가적 성장을 도모하려면 신사업의 성공이 필수적이란 판단이 결국 도출된 것입니다.

LG CNS는 공모가가 저렴하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LG CNS의 주당 희망공모가액은 5만3700원에서 6만1900원인데요. 유진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LG CNS의 주당 평가가액이 8만9378원이고, 이번 공모가액 밴드는 평가액 대비 할인율이 39.9~30.7%라고 설명했습니다.

여기에 원·달러 환율이 상승했으니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선 이른바 '저가매수' 기회라는 게 회사 측 얘기입니다. 현 사장은 "해외투자자들은 그만큼 절하된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것"이라며 "이미 디스카운트한 투자금액이 또다시 더해져 그에 대한 효과를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LG CNS는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투자자 대상 청약을 거쳐 내달 상장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이번 IPO를 발판으로 AI(인공지능)와 클라우드 등 DX(디지털 전환) 기술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본격화해 글로벌 DX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LG CNS의 포부는 시장의 어떤 평가를 받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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