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에게 문상호 유임 건의한 인물
계엄 직전 나흘 연속 金 공관 드나들어
'부정 선거 조사' 제2수사단 설치 추진
선관위 직원 조사할 야구방망이 등 준비
[서울=뉴시스] 계엄 회동 주도 및 계엄 기획 비선으로 의심되는 노상원 전 정보 사령관 사진.(사진=엑스 옛 트위터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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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홍연우 김래현 기자 = 검찰이 민간인 신분으로 12·3 비상계엄 사태에 깊숙이 관여해 '내란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전 현역 군 관계자들을 경기도 한 햄버거 가게로 불러 사전 모의를 주도한 인물로 지목됐다.
검찰은 그가 계엄 사태 직전 나흘간 매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공관을 찾았으며, 노태악 중앙선거관리위원회장은 자신이 처리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파악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고검장)는 10일 내란 중요 임무 종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노 전 사령관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 특수본 조사 결과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전부터 직후까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 시절 정보사 군무원 군사 기밀 유출 사건으로 문책성 인사 조치가 검토되던 문상호 정보사령관이 유임할 수 있도록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 조언한 것으로 파악됐다.
실제 김 전 장관은 국방부 장관 취임 직후 문 사령관을 유임했고, 한달가량 뒤 노 전 사령관이 하는 일을 잘 도와주라는 취지의 지시를 했다고 한다. 이후 문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 지시를 김 전 장관 지시로 받아들여 온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특수본은 노 전 사령관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국방부 장관 공관을 총 20여 차례 찾았으며, 특히 비상계엄 직전인 11월30일부터 당일인 12월3일까지 4일간은 매일 방문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공관촌 입구 위병소의 검문을 회피하려 출입시 장관 비서관이 운행하는 차량을 이용한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 자리에선 비상계엄 선포 이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부정 선거 관여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한 제2수사단 설치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문 사령관과 정보사 김용군 대령, 정성욱 대령에게 제2수사단에 편성할 정보사령부 소속 요원 40여명을 선발하라는 지시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지난해 11월9일 이른바 '1차 햄버거집 회동'을 가졌는데, 노 전 사령관이 '계엄이 선포되면 선관위 청사를 신속히 점거하고 부정 선거 관련자들을 체포해 수방사로 호송할 것' 등 제2수사단의 구체적 임무를 알려줬다고 한다. 특히 '노태악은 내가 처리할 것이다'는 말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사령관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제2수사단 지휘부로 내정된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방정환 국방부 전작권전환TF팀장 등과 이른바 '2차 햄버거집 회동'을 하며 구 여단장에게 제2수사단장을, 방 팀장에게 부단장을 맡으라고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특수본은 김 전 장관이 노 전 사령관과 공모해 제2수사단 설치·운용을 위해 국방부 인사 기획관에게 인사 명령을 지시하며 준 국방부 일반명령 문건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문 사령관에게 정보사 10명을 선관위 과천 청사 인근에서 대기하도록 하고, 비상계엄이 선포되면 바로 청사 내부로 들어가 서버실을 장악하고, 외부 연락을 차단한 후 출입을 통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그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정성우 방첩사 1처장에게 수차례 전화해 방첩사와 정보사의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노 전 사령관은 여인형 방첩사령관 지시로 선관위로 출동 중이던 정 처장에게 '여기 (선관위) 현장지휘관이 있으니 너희들이 오면 인수인계해 줄 것이다' '확보했으니 포렌식을 떠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특수본은 그가 선관위 직원 30여명을 체포한 후 수사하는 데 이용할 알루미늄 야구 방망이 3개와 케이블 타이, 안대, 복면, 밧줄 등도 미리 준비하게 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의 사전 지시에 따라 문 사령관과 김봉규·정성욱 정보사 대령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제2수사단 구성원으로 선발한 정보사 요원 36명을 긴급 소집했다.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해제를 선언한 후인 오전 5시께에 이들 요원에게 '선관위 과천 청사로 출동해 서관위 30여명을 포박, 수방사 B1 벙커로 이송하라'는 임무를 부여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수임무수행요원 3명에겐 '노상원에 대한 경호' 및 '노상원의 선관위 위원들 조사 시 조사 대상자에 대한 위협' 임무를 부여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정보사 신모 소령에게는 '노상원 수행' 임무도 부여했다고 한다.
정보사 요원 36명은 지난해 12월4일 오전 5시30분께까지 작전 투입을 대기하다가 비상계엄이 해제되자 원소속 부대로 복귀했다. 이들은 대기하며 임무 수행을 위한 연습까지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노 전 사령관은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일체 진술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g15@newsis.com,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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