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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 (토)

이슈 질병과 위생관리

"답답해도 독감은 싫어" 다시 마스크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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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10일 서울의 한 병원이 아이와 함께 마스크를 끼고 독감 외래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로 북적이고 있다. 김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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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른 마스크 써요! 당신 때문에 남들도 고생해야겠어요?"

지난 9일 오후 6시께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플랫폼에서 한 중년 여성이 큰소리를 내자 지하철을 기다리던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여성은 얕은 기침을 계속하던 한 남성에게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위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여성의 고성에 눈살을 찌푸렸지만, 기침 소리가 멎지 않자 뒷걸음질 치며 남성의 곁에서 멀어졌다.

올겨울 추위가 최고조에 이르면서 독감도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독감과 함께 코로나19,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등 다양한 호흡기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고 있다. 호흡기 질환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2023년 3월 대중교통 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완전 해제된 지 2년 만에 다시 마스크를 쓰는 시민들이 늘고 있다.

10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첫째 주(2024년 12월 29일~2025년 1월 4일) 표본감시 의료기관을 찾은 외래 환자 1000명당 독감 의사환자 수는 99.8명이었다. 직전 주 73.9명보다 1.4배 늘었다. 4주 전에 비하면 13.7배 급증했다. 독감 의사환자는 갑작스럽게 38도 이상의 열이 나거나 기침, 인후통 등이 있는 자를 말한다. 질병청 관계자는 "현 감시 체계가 구축된 2016년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잠잠했던 코로나19 환자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4일까지 코로나19 입원 환자 수는 131명으로, 4주 전(46명)과 비교해 3배 가까이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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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아에게 치명적인 RSV도 동시 유행 중이다. RSV는 감기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지만, 영유아가 걸릴 경우 세기관지염이나 폐렴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달 첫째 주 RSV 환자 수는 578명으로 전년 동기(431명) 대비 34.1% 증가했다.

감염병이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탓에 자녀를 둔 부모들의 걱정은 더욱 커지고 있다. 연령별 독감 환자 수는 13~18세(1000명당 177.4명)와 7~12세(161.6명)에서 가장 많았다. 마찬가지로 RSV도 최근 4주간 RSV 입원 환자 중 77.4%(1663명)가 0~6세였다. 6세 자녀를 둔 정지원 씨(45)는 "팬데믹 때 쟁여놓은 마스크를 창고에서 다시 꺼내 씌우는 중"이라고 말했다.

호흡기 질환이 확산하며 마스크 수요는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마스크 매출은 직전 주보다 26.8%, 4주 전보다 53.4% 늘었다. 이날 서울시는 오는 13일부터 27일까지 2주간 '서울시 마스크 자율 착용 실천 캠페인'을 집중 실시한다고 밝혔다.

약국들은 약 재고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환자가 급증하면서 일부 약국에선 타미플루, 조플루자 등 독감 치료제가 품절되기도 했다. 약사 임 모씨는 "복제약 조제에 필요한 약도 거의 바닥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은 이달 중 독감 유행이 사그라들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과거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이 겨울방학 직전에 정점을 찍고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세호 기자 /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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