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토욕심·보편관세 등 전통적인 보수주의 벗어나
집권1기보다 훨씬 강력해진 극우주의 성향 드러내
‘미치광이 전술’ 평가가 다수지만 대비책 마련해야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존중, 北 김정은과 밀월 우려
탄핵정국 韓 민주주의에 대한 ‘침묵’ 주목해야
집권1기보다 훨씬 강력해진 극우주의 성향 드러내
‘미치광이 전술’ 평가가 다수지만 대비책 마련해야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존중, 北 김정은과 밀월 우려
탄핵정국 韓 민주주의에 대한 ‘침묵’ 주목해야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제47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오는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제 47대 미국 대통령에 취임한다. 세계 각국은 미국 역사상 가장 극우적 성향을 드러내고 있는 그의 행보를 조심스러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전통적인 공화당 보수파는 물론 집권 1기의 트럼프 자신과 비교해도 극우적 색채가 훨씬 짙어졌기 때문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영토에 대한 욕심이다. 트럼프는 최근 잇따라 그린란드와 파나마운하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가 미국의 경제안보와 국가안보 등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파나마운하와 그린란드의 통제권 확보를 위해 군사 또는 경제적 강압수단을 배제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그것(경제 또는 군사적 강압수단 사용 배제)을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그린란드 주민들이 미국 편입을 투표로 결정하는 경우 덴마크가 이를 방해하면 덴마크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파나마에 대해서도 미국에 과도한 운하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날 다시 문제삼았다. 그는 지난달 파나마 운하 사용료 인하를 요구하며 파나마에 운하 반환을 요구할 수 있다고 주장해 파나마 여론을 들끓게 했다.
전통적으로 보수주의자들은 기존 국경선 유지와 안정적인 통제에 주력하는데 반해 극우주의자들은 적극적인 영토확장 노선을 표방한다. 트럼프 역시 집권 1기때는 영토 욕심을 드러내는 일이 거의 없었지만, 집권 2기를 앞두고는 극우주의적 발톱을 숨기지 않고 있다.
보편관세 역시 대표적인 극우 노선이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부터 줄곧 모든 수입제품에 대해 10~20%의 보편관세를 매기고, 중국산에는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해왔다. 역사적으로 자유무역과 저율관세를 지지하는 공화당 노선에 반하는 극우적 보호주의 정책이다. 그는 집권 1기때도 중국과 관세전쟁을 벌였지만, 동맹을 포함한 모든 나라들에 보편관세를 부과하진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이 트럼프의 이름이 새겨진 전용기를 타고 7일 그린란드를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밖에 백인 민족주의에 기반한 불법이민자 추방 공약과 미디어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 국제기구 탈퇴 등의 정책도 극우주의자에게서나 나올 법한 발상이다.
전세계를 향한 트럼프의 위협에 대해 ‘미치광이’ 전략일뿐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전문가들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그를 극우주의자라기보다 미국우선주의자 정도로 보는게 타당하다는 평가가 다수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그의 결정에 따라 한미간 경제,안보 협력의 틀이 허물어질수 있는만큼 ‘극우주의자 트럼프’를 상정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다.
우선 권위주의 정권에 대한 친밀감을 표시해온 그가 북한 김정은과의 밀월관계를 추구할 가능성이 크다. 극우주의자들은 전통적 진보,보수 진영과 달리 반세계주의적 견해를 공유하는 권위주의 지도자들을 존중하거나 적극 동조하는 경우가 많다. 트럼프 역시 러시아 푸틴, 북한 김정은에 대한 친밀감을 공개적으로 드러내왔다.
12·3 계엄과 탄핵사태 이후 혼란이 이어지고 있는 한국 정치권에 대한 극우적 시각도 엿보인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폴 매너포트가 최근 비공개 방한해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등을 만난 것으로 9일 전해졌다. 매너포트는 트럼프가 2016년 대선에 출마했을 때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매너포트는 지난 7일 권 원내대표와 만나 한국 정치 상황과 대선 일정 등에 관심을 보이고, 한미동맹에 대한 견해를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4일에는 ‘트럼프의 책사’로 유명한 스티븐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가 한국의 계엄·탄핵 사태와 관련해 극우적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그는 전직 육군 대령과 함께 한 팟캐스트에서 “한국이 중국에 대한 (미국의) 방어 태세를 약화시킬 수 있는 권력 투쟁의 한가운데 있다”며 “이 정부가 무너지면 한미동맹 전체가 불안정해질 수 있다”고 방송했다.
트럼프 진영의 이런 행보가 한국에서 친중정권 출범에 대한 견제 의도를 드러낸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보수정당 네트워킹 차원인지는 불분명하다.
주목할 점은 12·3 계엄 이후 트럼프가 한국의 혼란한 정국과 민주주의 체제에 대해 아직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