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명예와 자부심으로 경호처 지켜왔다"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려"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진행자인 김종배 시사평론가는 "어제 신원을 밝힐 수 없는 한 사람으로부터 연락받았다"며 "자신의 지인이 경호처 직원인데 윤석열 체포를 둘러싼 지금의 상황에 괴로워하며, 그 심경을 적은 메시지를 자신에게 보내왔다고 한다"며 경호처 직원의 메시지를 공개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2차 집행 시도에 앞서 전략을 고심 중인 가운데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로 향하는 도로에 승용차량이 진입로를 막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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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에는 "현재 근무 중인데 춥고, 불안하다. 공조본에서 올 것 같은데, 제대로 해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대다수 직원들은 명령이라 마지못해 여기에 있다. 그냥 열어줄 수 없으니까 서 있는 정도"라며 "지휘부와 김용현·김건희 라인만 살아있고, 일반 직원들은 동요가 크다"고 했다.
또 "지휘부는 어차피 무너지면 자기들도 끝이라 발악하는 것 같다. 경호처 특성상 대다수 직원들은 마지못해 감수하고 있다"며 "같이하지 않으면 비겁자로 낙인찍힐 수 있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러면서 "그냥 상황이 빨리 종료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동안 명예와 자부심으로 지켜온 경호처를 지난 2년간 다 망쳐버렸다"며 "이 상황이 정리되면 발본색원하고 경호처가 재건되길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두고 김 시사평론가는 "경호처 직원의 신원이 노출될 수도 있는 부분은 삭제했고, 일부 표현을 다듬어야 하는 부분은 다듬었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저지한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10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로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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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윤석열 대통령의 1차 체포 영장 집행을 저지했던 박종준 대통령 경호처장이 이날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출석했다. 박 처장은 "현재 정부 기관끼리 이렇게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이 걱정이 클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떤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해서 정부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했고 또 대통령 변호인단에게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다. 그러나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직 대통령 신분에 걸맞은 수사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현재와 같은 체포영장 집행 방식의 절차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우리나라 국격에 맞게 대통령에게 적정한 수사 절차가 진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박 처장은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적법하게 발부됐는데 집행을 왜 막고 있는지 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여러 가지로 법리적으로 이론이 있기 때문에 수사 과정에서 말하겠다"고 답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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