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 대응 인력 7500명 배치…인근 주도 지원
바이든, 로마 순방 취소…산불 대응 지원 총력
LA 시 당국 지난해 예산 삭감 논란…"산불 등 대응 역량 제한"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 사진에 8일(현지시각)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상공에 '팰리세이즈 파이어' 산불로 인한 연기가 퍼져 있다. 2025.01.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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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난영 기자 = 미국 서부 로스앤젤레스(LA)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주요 화재 지역은 7곳으로 늘었고, 15만 명 이상이 대피했다.
8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와 CNN, NBC LA 등에 따르면 현재 LA 내 주요 산불은 7건으로 늘었다. 규모가 가장 큰 팰리세이즈 산불을 비롯해 이턴 산불, 허스트 산불, 우들리 산불, 리디아 산불, 선셋 산불, 올리바스 산불 등이다.
LA소방국에 따르면 7일 발생한 팰리세이즈 산불은 현재 1만5832ac(약 64㎢) 상당의 면적을 태웠으며, 헬리콥터 12대와 고정익항공기 6대 등이 동원됐지만 진화율이 0%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근 이턴캐니언에서 발생한 이턴 산불의 기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현재까지 불길은 LA 북부 지역 약 1만600ac(42㎢)를 태우며 팰리세이즈 산불과 맞먹는 규모로 확산하고 있다. 역시 진화율 0%다.
역시 북부 지역인 실마에서 발생한 허스트 산불은 855ac(약 3.4㎢)로 번졌다. 이밖에 우들리, 올리비아스, 리디아 산불에 이어 이날 할리우드 힐에서 선셋 산불이 새로이 발생해 확산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불 현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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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산불 피해 지역은 도합 2만7600ac(약 111㎢)이 넘는다. 여의도 면적(약 4.5㎢)의 24배에 달하는 지역이 불길에 휩싸인 것이다. 화재로 인한 사망자는 현재까지 5명, 대피 주민 수는 15만 명에 이른다.
산불 영향권 일대는 대혼란에 휩싸였다. LA 내 공립학교는 9일 하루 전부 폐쇄되며, 캘리포니아대 LA캠퍼스(UCLA)도 학부 수업을 전면 취소했다. 정전 피해도 속출해 13만 명 이상이 불편을 겪었다고 한다.
이 지역 주요 관광 명소인 유니버설 스튜디오도 일시 폐쇄됐다. 산불 영향권에 있는 주택 및 사무용 건물 등 구조물 2000채가 피해를 입었다. 일부 지역은 수질 오염으로 수돗물 음용 금지 경고에 나섰다.
캘리포니아 주 당국은 산불 진화 및 피해 대응을 위해 7500명의 인력을 배치했지만,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7개 주요 산불 중 일부라도 진화가 된 곳은 허스트(10%), 리디아(40%) 정도다.
연방 정부도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 이날 캘리포니아를 대규모 재난 지역으로 선포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예정됐던 로마 고별 순방을 취소하고 대응 지원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길을 피해 라스베이거스 지역으로 대피한 토니 에스피노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서둘러 떠났다. 짐을 쌀 시간도 별로 없었다"라며 "더는 숨을 쉴 수가 없었다"라고 긴박했던 상황을 털어놨다.
역시 산불을 피해 집을 떠난 스콧 딜은 CNN에 "떠나려는 사람들은 물론 소방차와 경찰차 등으로 일대 교통이 마비 상태였다"라며 "우리 건물에서 불꽃과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당국이 자체 진화에 어려움을 겪자 인근 지역에서도 지원에 나섰다. 조 롬바르도 네바다 주지사는 이날 X를 통해 캘리포니아 진화 지원을 위해 주 차원의 소방 자산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번 산불은 역대급의 고온 건조한 겨울 기후와 강풍, 낮은 습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고 평가된다. 현재는 바람이 다소 가라앉아 항공 진화 작업이 가능하지만, 향후 상황은 예측이 어렵다.
캘리포니아는 통상 고온 건조한 여름과 따뜻하고 습한 겨울의 지중해성 기후 지역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가을부터 초겨울까지 이어지는 건조 강풍으로 매년 대형 화재가 발생한다.
특히 해안에 접한 밸리(계곡) 지형은 오르막에서 더 빨리 번지는 불길의 특성상 화재에 취약하다고 평가된다. 이 경우 소방 인력의 진화 작업에도 어려움을 미쳐 피해를 더욱 키우는 형국이다.
[서울=뉴시스] 미국 로스앤젤레스 발생 10대 산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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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도 LA 지역에서는 피해 면적 29㎢에 달하는 라투나 산불이 발생해 역대급 피해를 입혔다. 이후로도 새들리지 산불(2019년), 루트 산불(2022년) 등 대형 산불이 꾸준히 발생하는 추세다.
일각에서는 시 당국의 예산 삭감을 두고 책임론도 제기된다. 지난해 말 LA 소방국이 산불 대응 역량 축소를 경고했음에도 시 차원에서 1800만 달러(약 263억52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삭감했다는 것이다.
NBC 샌디에이고에 따르면 크리스틴 크롤리 LA 소방국 국장은 지난달 4일 메모를 통해 "예산 삭감은 산불을 포함한 대규모 비상 상황 대응 및 훈련 등 역량을 심각하게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었다고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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