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두른 모습이 초콜릿 '키세스' 닮아…복사열 이용 체온 유지 효과
美아폴로 달 탐사 위해 개발…"은 아닌 알루미늄·조난구조시 사용"
대통령 퇴진 집회 계속되는 한남동 |
(서울=연합뉴스) 이승연 기자 = 최근 강추위 속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 집회 현장이 '은빛'으로 물들고 있다.
많은 참가자가 추위를 막고자 은박 담요를 뒤집어 쓰면서 벌어진 풍경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담요를 두른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이 마치 미국의 유명 초콜릿 '키세스'와 닮아 '키세스 시위대'로 불리고 있다.
겉으로 보면 그리 따뜻해 보이지 않는 이 은색 담요가 최근 추운 날씨에 오랜 시간 야외 활동을 하는 집회 참가자들에게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대통령 퇴진 집회 계속되는 한남동 |
은박 담요는 얇은 플라스틱 시트에 알루미늄 박막을 입혀 만든 것을 말한다.
'우주 담요'(Space blanket), '비상 담요'(Emergency Blanket)라고 불리는 은박 담요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아폴로 달 탐사 계획을 위해 1964년 최초 개발했다.
극도로 차가운 우주 환경에서 우주비행사와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tvN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물리학자 김상욱 경희대 교수도 최근 SNS에 이를 언급하며 "키세스 시위대는 우주전사라 할 만하다"고 썼다.
은박담요를 소개한 NASA. 경주를 마친 마라톤 선수들이 사용하는 모습. |
복사열은 전자기파 형태로 전달되는 열에너지로, 물질의 매개 없이 열을 내보낸다는 특징이 있다.
물질이 맞닿아있을 때 열이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전도', 기체·액체의 흐름을 통해 열이 전달되는 '대류'와 달리 온도가 있는 모든 물체는 복사열을 낸다.
예컨대 추운 겨울 사람이 많은 방이 사람이 없는 방보다 따뜻한 것은 신체의 복사열 덕분이다.
김 교수는 게시글에서 "은박이라고 하지만 사실 은이 아니라 알루미늄"이라며 "알루미늄은 지각에 가장 많은 금속이라 은보다 싸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사고, 부상자 구조 |
우주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현재는 캠핑, 재난 구호, 응급 구조, 스포츠 등 목적으로 널리 쓰인다.
지난해 9월 휴일을 맞아 한라산을 등반한 한 경찰이 탈진한 관광객을 구조하며 갖고 있던 은박 담요를 덮어준 일화가 있으며, 2022년 이태원 참사 당시 구조된 부상자들에게 은박 담요가 지급된 바 있다.
"은박담요 두르고 '키세스' 되어버린" |
은박 담요는 시중에서는 1장당 500∼1천원가량으로 판매돼 쉽게 구매할 수 있다.
추위 속 집회 참가자들 |
win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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