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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건물 잔해에 깔린 아이 불쌍해"…누리꾼 울린 티베트 사진, 가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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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심 이용하는 AI 이미지 강력 처벌해야" 지적도

중국 서부 시짱(티베트)자치구에서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사상자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진 잔해 아래 깔린 어린아이의 사진이 가짜로 판명 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9일 중국 현지 매체인 베이징르바오 등은 온라인에서 티베트 지진 희생자를 추모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는 와중에 인공지능(AI)이 제작한 가짜 이미지가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날 보도했다.

앞서 털모자를 쓴 어린아이가 무너진 건물 잔해에 깔린 듯한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공유되면서 많은 누리꾼들의 반응이 이어졌다. 공유된 게시물에는 "너무 가엾다", "이 사진 한 장이 나를 울게 한다", "이 아이가 잘 지내는지 알려주세요" 등의 댓글이 달렸다. 다만 해당 사진은 지난해 11월 제작된 AI 이미지인 것으로 파악됐다.

아시아경제

AI가 생성한 지진 잔해 아래 어린아이 모습. 웨이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이의 손가락 개수가 6개인 점 등 어색한 부분이 다소 있다. 그러나 얼핏 봐서는 AI 이미지와 실제 사진을 구별하기 쉽지 않다. 이에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와 웨이보에서는 이날 '지진 잔해에 깔린 모자 쓴 아이는 사실 AI 이미지였다'는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검색어는 검열된 듯 순위에서 금세 사라졌다.

AI 논란이 불거지자 중국 온라인에서는 재난 상황에서 대중의 동정심을 이용하는 AI 이미지에 대해 강력한 처벌을 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불필요한 오해를 하지 않도록 AI가 생성한 이미지에는 별도로 AI 표시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베이징 징잔 법률사무소의 장샤오링 변호사는 "AI 이미지를 이용한 콘텐츠에 댓글의 양이 많고 사회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경우 법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면서 "다만, 사진을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AI 이미지로 의심된다'는 내용의 경고를 신속히 하지 않은 것은 현재 시스템의 허점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한편 시짱자치구에서 지난 7일 오전 규모 7.1(미국 지질조사국 관측 기준·중국 발표는 규모 6.8)의 강진이 발생해 수백명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지역은 과거부터 지진이 잦았으며, 이번 진원까지의 깊이가 10㎞로 얕은 것도 피해가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또 주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전통가옥 등 현지 건물에는 내진설계가 거의 안 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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