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성동 “당론 반대 金, 탈당 진지하게 권유”
金 “마녀사냥·매카시즘…탈당 생각 없다”
행안위 사보임도…金 “다 경찰 출신 아닌데”
친윤 지도부 때린 野 “尹 탈당부터 권하라”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친한(친한동훈)계 초선 김상욱 의원에게 ‘탈당’을 권유한 것을 놓고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공개 찬성한 국민의힘 의원 7명 중 1명이자, 쌍특검법(내란 특검법 및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표를 던지며 ‘당론 불복’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9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론이란 건 지도부가 강요하는 특별한 입장이 아니고, 저희 당 108명의 의원이 의원총회를 통해 결정하는 일종의 집단지성 결과물”이라며 “상당 수가 ‘이걸 당론으로 채택하면 안 된다’라고 주장하면 당론으로 채택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도부 한 두 명이 모여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의원들에게 따를 것을 강요하는 당의 지침이 아니라 의원님들의 신사협정”이라며 “김상욱 의원은 지금까지 의원총회에 나와서 본인 입장을 이야기한 적이 한 번도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원이) 의원총회도 나오고, 본인 생각과 다른 부분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라, 그러면 당론에 반영될 수도 있고, 김상욱 의원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에 의원들이 설득되면 그게 당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런 취지에서 (권 원내대표가) 원론적인 입장을 이야기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당 권유 이어 행안위 사보임 요구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 투표를 하고 있다.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당 수석대변인까지 부연 설명에 나선 것은 전날 권 원내대표의 탈당 권유 사실이 알려진 이후 논란 확산 때문이다. 권 원내대표는 쌍특검법 국회 재의를 앞둔 전날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의원을 찾아가 탈당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원내대표는 기자들의 관련 물음에 “당론과 반대 행위를 하고 밖에 방송이나 언론 인터뷰를 통해서 당론에 반대되는 행위를 한 김상욱 의원”이라며 “당론과 함께하기 어려우면 같은 당을 할 수 없는 거 아니겠냐, 탈당을 진지하게 고려해보라고 권유했다”라고 말했다.
김 의원도 같은 날 “저는 탈당할 생각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기자들을 만나 “당론과 다르다고 해서 탈당하라는 얘기를 한 게 알려지는 게 제 입장에선 부끄럽고, 송구하고 그런 부분에서 난감하다”라면서도 “옳지는 않다는 생각”이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누가 진짜 해당 행위를 하나, 누가 배신자인가”라며 “당이 추구하는 가치, 보수의 가치에 따라 뭐가 옳고 틀린 지가 기준이 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머리 수로 판단하면 마녀사냥이고 매카시즘이고 자유 민주주의를 부수는 것”이라며 “정통 보수주의 정당에서 그렇게 의사결정 하면 안 된다. 저는 저 스스로 우리 당을 위해 헌신하고 있어서 탈당할 계획이 없다”라고 못박았다.
김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직에서도 사보임할 예정이다. 행안위 여당 간사인 조은희 의원은 ‘경찰 출신 등 수사에 전문성이 있는 의원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김 의원에게 사보임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이날 소통관에서 기자들을 만나 “당에서 요구하면 따라야 하겠지만 개인적으로 아쉽다”라며 “사유로 들었던 게 수사에 대응해야 하니 경찰 출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찰 출신도 필요하겠지만 법조인도 필요하지 않겠냐, 법조 출신은 저 하나뿐인데”라며 “다 경찰 출신 아닌데 하는 생각”이라고 에둘러 지적했다.
엇갈린 與 반응…野선 “尹 탈당부터 권하라”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 [연합]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의원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친한계 6선 조경태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며 “국민들이 어느 쪽의 손을 더 들어줄 것인지 저잣거리에 나가서 한번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김 의원에게 힘을 실었다. 조 의원은 “당명이 국민의 당이지 헌법을 위반한 대통령의 당이 아니지 않나”라며 “김상욱 의원이 그나마 (권 원내대표보다) 상대적으로 양심에 따라 투표한 모습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반면 초선의 김용태 의원은 같은 날 YTN라디오 ‘뉴스파이팅’ 인터뷰에서 “(국민의힘이) 전체주의적이다, 이런 발언을 하시기 전에 의총장에 오셔서 본인의 의사를 좀 말씀해 주시고, 또 의원들 간 의견을 좁힐 수 있는 그런 절차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씀을 좀 드리고 싶다”라고 했다.
이를 지켜보는 민주당에서는 권 원내대표의 탈당 요구를 사실상 ‘윤석열 지키기’의 연장선으로 보고 비판을 쏟아냈다.
고민정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김 의원이 아니라) 윤석열의 탈당부터 권유해야 한다”라며 “그럴 만큼의 배포와 자신감도 없으면서 어디다 대고 동료 의원한테 그런 얘기를 합니까”라고 권 원내대표를 비판했다.
한민수 의원도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결국 지금의 그 친윤 중심”이라며 “아직도 친윤이 있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강성 지지층을 묶어 놓으면 뭐가 좀 상황이 바뀌지 않을까, 이런 헛된 기대를, 망상에 가까운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국힘이 ‘국민의 짐’으로, 정말 내란에 동조하는 당으로 오명을 써가면서 계속 저런 모습을 보인다면 머지않아 당명을 바꿀 거라고 본다”고 일갈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