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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0 (금)

짬뽕 좋아하는데 짜장면… "뇌는 지름길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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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를 땐 남들 따른다… UNIST, 실험으로 동조효과 확인
"타인 선택 모방 지름길… 개인 선호 없을수록 주위 휘둘려"


파이낸셜뉴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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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처음 찾은 중국집에서 손님들이 죄다 짜장면을 먹고 있다면 짬뽕을 좋아해도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는 이유는 뭘까.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정동일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팀이 미국 버지니아공대 연구진과 함께 이 같은 궁금증을 풀이했다. 중국집 정보가 없다는 불확실성 상황을 마주할 경우 사람들은 타인의 선택을 따라간다는 게 핵심이다.

UNIST는 정 교수팀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무조건 남들을 따라 하는 결정이 뇌에서 나타나는 대체 전략이라는 사실을 계산신경과학적으로 입증해 그 결과를 내놨다고 9일 밝혔다.

사회적 맥락에서 의사결정은 '개인의 선호'와 '타인의 선택'을 통합한 가치판단 과정을 거쳐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뇌가 개인의 선호 정보에 접근할 수 없을 때, 어떠한 전략을 취하는지 밝히기 위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타인의 선택이라는 사회적 정보를 '휴리스틱 전략'을 통해 개인 의사결정에 반영했다.

휴리스틱은 시간이나 정보가 불충분해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거나 굳이 합리적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 신속하고 용이하게 사용하는 추론 방식이다.

개인 선호를 반영한 가치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사람들은 남의 선택을 모방하는 지름길을 택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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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IST 바이오메디컬공학과 정동일 교수.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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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팀은 뇌의 섬피질 혹은 배측 전측대상피질(dACC)에 부분 손상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험해 이 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섬피질이나 배측 전측대상피질은 불확실성 정보를 처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험 참가자들은 두 옵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임을 반복해서 가졌다. 옵션을 선택할 때마다 정해진 확률로 보상이 주어지는데 하나는 보상 범위가 넓은 위험한 옵션, 다른 하나는 보상 범위가 좁은 안전한 옵션이었다.

다만 옵션을 선택할 때 일부는 다른 참가자들의 선택을 확인한 후 결정하게 했고 나머지는 타인의 선택을 보지 않고 스스로 결정하도록 했다.

실험 결과 뇌 손상이 있는 참가자들은 예상대로 위험 선호도에 따른 가치 평가를 할 수 없었다. 타인의 선택을 본 이후 결정을 내리는 사회적 상황에서 타인의 선택을 따르는 동조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인의 선호가 확립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이번 연구 결과가 적용될 수 있다고 봤다. 불확실성 상황이나 개인의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은 경우 모두 개인 선호에 기반한 가치판단이 불가능한 상황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정동일 교수는 “개인 선호도가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이 때때로 주위 사람들 의견에 더 민감하게 휘둘리는 이유를 설명한 연구”라며 “중독과 같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더 나은 환경을 조성하는 데서 나아가 개인의 선호를 확립하는 교육적 접근도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계산분석 생물학지인 플로스 계산생물학(PLoS Computational Biology)에 지난달 2일 자로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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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27k@fnnews.com 서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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