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밀도 높아 고강도 지진 시 인명피해 집중
유라시아판과 인도-호주판 등 충돌 지리적 요인
잦은 인명피해에도 내진설계 미흡 지적도
[시가체=AP/뉴시스] 중국 신화통신이 제공한 사진에 7일(현지시각) 중국 시짱티베트 자치구 시가체 딩르현 장쑤오 마을에서 구조대가 지진 피해 부상자를 돌보고 있다. 이날 발생한 규모 7.1의 지진으로 지금까지 사망자 숫자는 126명으로 늘어났고 가옥 약 3600채가 붕괴했다. 주요 도로가 끊기고 영하 18도의 한파가 예보돼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5.01.08. /사진=민경찬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국토가 넓다는 것 만으로는 설명이 어려울 듯 하다. 중국 서부 칭하이성에서 8일 오후 규모 5.5 지진이 또 발생했다. 7일 오전 티베트(시짱)자치구에서 6.8 규모 지진과 수백차례 여진이 발생, 126명이 사망한지 불과 하루 만이다. 중국 대륙은 왜 자꾸만 흔들릴까.
이날 중국지진대망에 따르면 칭하이에서 발생한 지진 규모는 5.5다. 인명피해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으나 진원지는 일단 고정 주거인구가 거의 없는 고원으로 전해졌다. 진원지 주변 5km 이내 평균 고도가 약 4270m이며, 진원지에서 가장 가까운 도심인 마둬현과 거리는 65km, 칭하이성 성도인 시닝시와는 437km 거리다.
칭하이성은 말 그대로 상습 지진지역이다. 지난 2022년 1월에도 규모 6.9 지진이 발생해 주택 137채가 파손된 가운데 9명이 다쳤고, 2021년에도 7.3규모 지진이 나 19명이 다쳤다. 2016년엔 6.4 규모 지진이 발생했고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서부 고원지역으로 인구밀도가 낮아 잦은 지진에도 불구하고 인명피해가 적었다.
그러나 지난 2010년 4월 발생한 칭하이 위수대지진은 상황이 달랐다. 장족 자치구 위수현에서 발생한 규모 7.1 지진으로 약 600명이 사망하고 1만여명 이상이 다치는 참극이 벌어졌다. 진원지 인근 주택의 85%가 붕괴하고, 산사태로 인해 도로가 심각하게 유실되는 등 상당한 피해가 보고됐었다.
이날(8일) 발생한 지진은 특히 전날인 7일 오전 티베트(시짱)자치구에서 규모 6.8 지진으로 126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한 바로 이튿날 보고됐다. 중국 사회 긴장감이 고조된다. 해당 지진은 고강도 여진 4회를 포함해 총 600여회 여진을 동반해 피해를 키웠다. 1만2000명이 동원됐지만 최저 영하 17도까지 떨어지는 히말라야 산맥의 추위 속에 실종자 구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토와 인구 면에서 대국인 중국은 지진 대국이기도 하다. 인구밀도가 높아 큰 지진이 한 번 발생하면 인명피해 규모가 클 수밖에 없다. 공식 사서에 기록된 인류 역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손꼽히는 1556년 중국 산시(섬서)성 화현대지진은 진도 8.0~8.3을 기록했는데, 당시 빈민의 주요 거주형태였던 토굴집 등이 무너지며 무려 83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명사와 대명회통 등 중국 사서가 전한다.
이 외에도 중국에서는 지난 1976년 발생한 7.5 규모 탕산대지진이 공식적으로 24만2000명의 생명을 앗아갔는데, 비공식적으로는 사망자가 65만명에 달한다는 추정이 나왔었다. 2008년에 벌어진 중국 쓰촨성 대지진으로는 약 8만여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었다.
중국에서 지진이 잦은 이유는 뭘까. 우선 국토가 넓은 만큼 지진 발생 건수가 많이 확인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문제는 상대적으로 큰 인명피해를 내는 강진이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중국이 갖고있는 지질학적 요인에 기인한다. 중국이 유라시아판과 인도-호주판, 그 외에도 여러 작은 판들이 만나는 지역에 위치한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다.
특히 히말라야산맥을 형성한 인도-호주판과 유라시아판 충돌지점은 지금도 계속 압력이 축적되고 있다. 이날 지진이 발생한 칭하이성과 티베트 고원을 잇는 단층대(파열대)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활성 단층대다. 쓰촨 대지진이 발생한 쓰촨성 지역 역시 활성단층대인 룽먼산 단층대가 조성된 지역이다.
중국 산업의 고도화와 전기자동차 등 전동화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 댐 건설이나 지하자원 채굴 등 인위적 활동이 지진의 원인이 된다는 의견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2008년 쓰촨 대지진 당시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진원에서 약 5km 떨어진 쯔핑푸 댐 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고, 쓰촨성 지질광물국 관계자도 "댐에 담긴 물이 이 일대의 단층을 끊은게 지진의 원인일 수 있다"고 언급했었다.
지진 대비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연 1500회 이상 지진이 발생하는 일본이나 1000회 가량 발생하는 미국에서 지진으로 인한 대규모 인명피해가 900여건이 발생하는 중국에 비해 거의 보고되지 않는다는 점은 의미를 부여할 만 하다. 계속해서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하는데도 중국 정부가 내진설계 등 대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