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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갑부집 미국 Z세대, 향후 23년간 18경 상속받아…부의 대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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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테크 강세로 부자 자산 14경 육박

2048년까지 '부의 대이동' 일어날 전망

美 극심한 부 편중…인구 2%만 이득 봐

올해부터 2048년까지 미국의 Z세대가 상속받을 유산의 총 가치가 무려 100조달러(약 14경원) 이상에 달한다는 예측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CNBC 등 미 경제 매체들은 최근 자산 관리업체 '세룰리'가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해 "오는 2048년까지 Z세대에 이동할 상속 자산 가치는 약 124조달러(약 18경원)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미 증시의 전반적인 강세와 신흥 테크 부유층의 탄생으로 상류층 자산은 전례 없는 수준으로 불어났으며, 덕분에 앞으로 미국에선 '역사상 최대 수준의 부의 이동'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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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뉴럴링크 임원 시본 질리스 슬하의 쌍둥이. 머스크 CEO는 자녀 재산 상속 문제가 가장 복잡한 신흥 억만장자로 유명하다. 윌터 아이작슨 옛 엑스(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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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어마어마한 금액이 전부 Z세대 아들·딸의 몫으로 남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의 현행 상속 및 증여 최고세율은 40%로, 부모 1인당 유산이 1170만달러(약 170억원), 합산 2340만달러(약 340억원)까지만 면세다. 한국 상속세 최고세율인 60%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주변국들보다는 높은 수준으로, 미국 국적 부자들은 상속과 증여 과정에서 빠져나가는 세금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한다.

세룰리는 부모에서 자식으로 옮겨질 총 124조달러 가운데 18조달러(약 2경6800조원)는 가족 명의로 세운 자선 단체로 분배되며, 나머지 106조달러(약 15경원)가 배우자, 자녀, 후계자 등에 상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에선 재산을 상속하는 대신 사회에 기부금으로 환원하면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내 여러 재벌 가문은 가족 명의 법인을 세운 뒤, 해당 법인에 기부금을 옮겨 운용하면서 수입에 대한 세금을 아끼는 전략을 세우는 방식이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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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 테크 재벌인 빌 게이츠는 전 부인 멀린다와 함께 자선단체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세워 기부 활동을 펼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를 모두 종합하면, 올해부터 2030년까지 연간 3조달러(약 4363조원)가 이동할 전망이며, 2036년까지는 연간 4조달러(약 5818조원)로 늘어나고, 이후에는 5조달러(약 7272조원)로 불어난다. 한국 국가 총생산(GDP)의 약 3배에 달하는 부가 매년 이동하는 셈이다.

한편 세룰리는 전체 상속 자산의 절반가량인 54조달러(약 7경8000조원)는 사실 자녀가 아닌 배우자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또한 수혜자 절대다수는 여성으로, 현재 미국 내 Z세대도 남성보다 여성의 숫자가 더 많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앞으로 미국에서 '부유층'의 성별은 여성으로 기울 수 있다고도 예상했다.

또한 막대한 상속 자산 운용 수요가 늘면서 가족 법인, 신탁, 재단 변호사, 자산 관리 기업 수요도 폭증해 '재벌 관련 산업'의 판도도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같은 '부의 지각 변동'은 대다수 미국인과는 하등 상관없는 이야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의 부는 최상위 부유층에 편중돼 있으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이런 경향은 더욱 심해졌다. 연간 3~5조달러에 육박하는 막대한 부의 흐름으로 이득을 볼 이들은 전체 미국 인구의 기껏해야 2% 안팎에 불과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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