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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브랜디멜빌 한국 첫 매장 '영어 응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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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멜빌 이미지. 사진=브랜디멜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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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디 멜빌 일본. 사진=브랜디멜빌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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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네티즌이 브랜디멜빌을 비판 중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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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양미정 기자]

'브랜디 멜빌'의 국내 첫 매장이 소비자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가뜩이나 인종차별 논란을 받고 있는 브랜드가 국내 매장에서도 '영어 응대'만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업계 등에 따르면 브랜디 멜빌의 국내 첫 매장인 서울 성수동점은 매장내 직원들이 모두 영어 응대를 하고 있다. 한국어로 질문하면 "잉글리시 플리즈"라는 답변이 돌아온다. 직원 채용도 '미국 인스타그램 영어 게시글'을 통해 진행됐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브랜디멜빌 사이트의 국가 선택 옵션에는 ▲미국 ▲영국 ▲호주 등 영미권 국가와 ▲유럽 ▲일본 등이 있다. 하지만 일본을 선택해도 일어가 아닌 영어로 표기된다.

브랜디멜빌은 지난 1980년대 초 이탈리아 출신 실비오 마산이 그의 아들 스테판과 함께 만든 브랜드다. 개점 직후부터 작은 사이즈 판매, 인종차별, 성희롱, 디자인 도용 등 다양한 이슈를 일으켰다. 미국 내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 기업이 국내에 진출해 한국어를 배척하자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반감이 조성되고 있다.

게다가 브랜디멜빌은 S(스몰) 사이즈 단 한 가지 크기의 옷만 판매한다. 마른 사람만을 타깃으로 옷을 제조하는 브랜드인 만큼 브랜디멜빌을 입었다는 건 '내가 마르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미국에서는 그 부작용으로 '브랜디멜빌 챌린지'(작은 옷사이즈에 맞게 살을 빼는 챌린지)를 하다 거식증에 걸린 10대 소녀들이 등장했다.

인종차별 논란도 끊이지 않았다. 미국 HBO 방송국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경영진은 10~20대 여직원들에게 전신 사진은 물론 발과 가슴 사진을 요구했다. 날씬하지 않은 직원에게는 브랜드의 미학과 맞지 않는다며 해고를 통보했다. 유색인종의 경우 주로 고객응대를 하지 않는 부서(창고정리 등)에 배치됐다.

네티즌 A씨는 "해외에서도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서 폭로할 정도로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악질 기업인데 국내 진출한 게 우려스럽다"며 "어린 소녀들이 브랜디멜빌으로 인해 악영향을 받을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네티즌 B씨는 "한국에서 사업하면서 한국인을 배제하고 영어권 출신 유학생이나 워킹홀리데이 방문객을 채용한 게 놀랍다"며 "한국에 진출하면서 한국인의 감성과 언어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브랜디멜빌의 국내 진출이 한국 10~20대 여성들에게 왜곡된 가치관을 심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국에서도 영어를 잘하고 날씬한 사람만 우리 옷을 입을 수 있다는 인식이 이들의 과시욕과 허영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온 법률사무소 신동우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브랜디멜빌과 관련한 제재·소송이 여러 건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국내법상으로는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땅하지 않다"며 "브랜디멜빌의 이러한 정책은 10~20대 소비자들에게 왜곡된 가치관을 심어 여러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브레이크가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현재 국내외 대다수 브랜드가 인종, 체형, 성별, 연령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브랜디멜빌은 '어리고 마른 백인' 우월주의를 고집하고 있다. 게다가 국내에서 '한국어'를 배척한 도도하고 대담한 응대 방식은 누군가에게 선망을 주기도 하지만 대다수에게 반감을 주고 있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 브랜디멜빌의 '현지 감성 이해'가 필요해 보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양미정 기자 cert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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