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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임금 15% 자진반납" "돈 되는 수주만"…대형건설사 생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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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위기의 중견 건설사(下)

[편집자주] 건설 경기침체와 아파트 미분양, 공사비 증가, 탄핵 정국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건설사들이 '복합 위기'에 빠졌다. 63빌딩을 지었던 중견건설사 신동아건설마저 자금난에 법정관리를 신청하자 건설업계 전반으로 위기가 확산할 수 있다는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대형건설사 몸집 줄이기…"우리도 무섭다" 위기 대응 고삐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밀집 지역. 2025.1.6/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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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도 부동산 시장 위기 상황에서 안전지대에 있지 않다. 대형건설사도 생존을 위해 신규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비용 절감을 우선순위로 올렸다. 인력 조정을 통해 아예 몸집 자체를 줄이고 있는 모습도 감지된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이앤씨는 지난해 8월 박상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의 사업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있다.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지자 기존 사업의 비용을 다시 꼼꼼히 따져보기 위해서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박 대표는 "올해 사업 추진시 현금흐름을 의사결정 지표로 삼고 위험 관리 역량과 매뉴얼 기반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했다. 건설업의 위기는 현금 유동성 악화에서 시작되고 손실을 막지 못하면 버티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신규 수주 사업의 안정적인 현금 흐름은 물론이고 미착공 사업과 진행 사업에 투자한 모든 자금에 대해 철저한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며 "불요불급 투자는 과감히 중단하고 고정비 지출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올해 신년사에서 비용 절감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2025년은 다가올 3년 중 가장 힘든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불필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비용은 최대한 줄여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자"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4월부터 임원 임금의 10~15%를 자진반납하고 회의비를 30% 감축했다. 직원들도 경영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임금 조정을 회사에 위임하고 연차 소진을 통해 경비 절감에 나섰다.

조직을 통폐합하고 인력을 줄이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달 인사를 통해 전체 임원 규모를 15% 줄였는데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의 임원 수도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임원 수를 줄이고 건설부문 직속으로 원가 기획팀을 신설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그룹계열 건설사를 중심으로 인력 구조조정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들이 비용 절감을 외치면서 올해 신규 사업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다는 사업성이 확실한 곳만 골라 따내는 '선별수주' 경향이 강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의 위기는 중소형뿐 아니라 대형사에게도 마찬가지"라면서 "올해에는 수주에서도 확실히 돈이 되는 곳만 골라 하는 선별수주 행태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견 건설사 도미노 위기? 건설업황 부진에 신용등급 줄하락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며 올해 1분기건설업 폐업 건수가 지난해와 비교해 30% 이상 늘었다. 지방 소규모 건설업체를 중심으로 폐업이 증가하는 추세며, 신규 등록까지 줄었다. 또한 공사비 상승에 따른 원가 비용 증가, 미분양 발생 등의 이유로 주요 건설사들의 1분기 현금흐름 적자 폭 또한 늘어나고 있어 건설업 전반의 불황의 골이 깊어지는 상황이다. 사진은 22일 서울 시내의 한 공사현장. 2024.5.2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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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중견건설사들의 신용등급도 줄줄이 하락했다. 투자등급 중 가장 낮은 등급을 가진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1~2년 이내에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투기 등급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높아졌다.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인상 등으로 인한 건설업계 실적 악화가 이어지는 가운데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전반의 신용등급이 재조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7일 신용평가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평가(한기평)은 지난해 5월 중견건설사 A의 기업신용등급(ICR) 등급전망을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변경했다.

A건설사의 지난해 연결기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3% 증가했다. 준공 프로젝트 분양률 역시 대부분 양호한 수준이다. 그러나 한기평은 예정 사업물량의 지방 분포 비중이 높아 신규 프로젝트 분양 성과가 미진할 경우 운전자본부담이 재차 확대될 수 있는 점, 원자재·인건비 등 높은 원가 부담과 분양경기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따져볼 때 단기간 내 수익성 개선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시공능력순위 50위권 건설사 B도 지난 2월 한국신용평가(한신평)에 의해 등급 전망이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떨어졌다. B사는 대형 건설사와 함께 공동으로 참여한 인천 검단아파트 지하 주차장 붕괴사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한신평은 이에 따른 재무적 변동성 확대와 더불어 주력 사업의 수익성 저하, 매출채권 회수 불확실성, PF우발채무 리스크 등을 고려할 때 재무구조 개선에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등급전망을 하향했다.

이외에 지난해 도급순위 20위권을 기록한 중견 건설사 C도 지난해 2월 BBB(안정적)에서 BBB(부정적)으로 등급전망이 하락했다.

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경우 1~2년 이내에 신용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특히 A, B사의 신용등급인 BBB-는 투기등급 바로 전 단계다. 신용평가사 전망대로 해당 건설사들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내려가면 투기등급인 'BB'가 된다. BB는 투기적인 신용 상태로 채무불이행 위험 증가 가능성이 있는 상태다.

건설업계 전반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한기평이 지난달 12일 발표한 '2025년 산업 신용 전망(Industry Credit Outlook)'에 따르면 건설업은 △사업환경(비우호적) △실적방향(저하) △등급전망(저하) 세 가지 부문에서 모두 비관적인 전망 평가를 받았다. 한기평은 코로나 시기 대비 공급물량 감소, 금리 인하 등 긍정적 요소가 존재하지만 양극화로 인해 지방의 회복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아울러 경기부진에 따른 기업의 투자여력 축소는 건설 수주 및 분양에 부정적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적 역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지난해보다 저하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동아건설의 법정관리까지 더해지면서 중견건설사들의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은 더 커졌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와 분양시장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이라 중견건설사 뿐만 아니라 대형 건설사도 포함한 전반적인 등급조정이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면서 "신동아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신용평가 기준이 더 엄격해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용안 기자 king@mt.co.kr 김효정 기자 hyojh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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