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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재명이 품지 못한 중도층 30%↑…김동연 '확장성'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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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에 갇힌 이재명 대권 지지율

내란 사태에도 두텁게 유지된 중도층

李 대항마 김동연, 중도확장성 관심↑

정파 초월한 국정경험, 외교력 주목

안정감‧진정성‧포용력‧실무능력 강점

친명 일극체제에 묻힌 당내 기반 한계

'정치개혁' 제2의 시나리오 가능성도

노컷뉴스

지난해 6월 김동연(오른쪽) 지사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만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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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40% 대 36%~44%

최근 여러 언론사들(중앙·동아·경향·한국·뉴시스)이 발표한 차기 대통령감 선호도 조사 결과 중 이재명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 차이다. 이 대표가 당 지지도에 밑도는 양상이다.

12·3 내란 사태의 반사이익으로 이 대표가 여야 다자간 구도에서 1강(强)에 오르긴 했지만, 여권을 향한 반감과 야권의 반등세를 온전히 흡수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보수 후보와의 맞대결을 가정한 조사에서도 이 대표의 지지율은 지난 대선 때 자신이 얻은 47.83%의 득표율을 넘어서지 못했다. 여전히 외연 확장성에 붙은 물음표를 떼지 못한 것.

이처럼 이 대표의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힌 배경에는 중도층의 신중론이 깔린 것으로 읽힌다. 계엄 여파로 여당 지지층에서 이탈한 중도보수, 또는 중도층은 누구도 선택하지 않고 판단을 '유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율은 30%대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이 본격화한 시기에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12월 17~19일)에서도 대선후보 지지를 유보한 계층이 35%로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 국면이던 지난 2017년 1월 동일한 취지의 여론조사에서 유보 의견이 13%였던 것보다 3배에 달한다.

중도층이 좌우 어느 쪽으로도 꿈쩍하지 않으면서, 압도적 탄핵 찬성 여론이 야권 선두주자에 대한 폭발적 지지로 이어지지 않는 모양새다.

두터운 '중도층'…주체적 유권층으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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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에 참여한 모습이다.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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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종합하면 계엄 여파로 보수 여권의 고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법리스크로 비호감이 강한 이 대표에 대해서도 마음을 열지 못한 유권자 계층이 두텁게 유지되고 있다.

여야 거대 정당 중심의 정치지형과 초박빙 대선 이후 양극단으로 치달려 온 정쟁에 염증을 느낀 중도층이 과거 캐스팅보트 수준을 뛰어넘는 비율로 유권층을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자신들이 원하는 '제3의' 지도자를 만들 주체적 유권층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통상 본선 시점에 임박하면 보수와 진보로 각각 결집하던 현상이 되풀이되곤 했으나, 이번엔 '30 대 30 대 30'의 경쟁구도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 뒤따른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본선이 가까우면 판단을 미루던 분들이 어느 쪽이든 결정을 한다"면서도 "윤석열을 비판하는 정서가 지배적이면서 이재명에 대한 거부감도 존재하기 때문에 3지대의 움직임 등을 통한 정계개편도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다"라고 짚었다.

李 대항마 김동연, 중도 확장성에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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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가 경기도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확장재정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는 모습.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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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흐름 속에서 이번 신년 여론조사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약진이 눈에 띈다.

대권 잠룡인 김동연 지사의 '정치적 확장성'은 이재명 대항마로서 핵심 경쟁력이라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년 여론조사(경향신문)에서 김 지사는 범야권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대통령감 후보로 이 대표(32%)에 이어 선호도 10%로 처음 두 자릿수로 2위에 올랐다.

김 지사 입장에서 보면 보다 공격적 마케팅으로 자신을 드러낼 정치적 공간이 만들어졌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기존 미미했던 지지율이 진보진영에서 급격히 '우상향'했고, 윤석열도 이재명도 싫다는 중도층이 30% 이상 버티고 있다는 점을 노려볼 만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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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왼쪽) 지사는 도지사 당선 직후 보수진영의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와 독대하며 협치와 연정에 관한 의견을 나눴다. 김 지사 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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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대통령실 비서관과 국무조정실장, 문재인 정권에서는 초대 경제부총리까지 지냈다. 보수와 진보 정권을 넘나들며 고위 경제 관료로서 십수년 국정에 직접 참여해 본 여야의 유일한 '실무형 대권 잠룡'으로 꼽힌다.

이 대표가 품지 못한 유권층은 김 지사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근래의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유권자들이 '새 정부에 바라는 점'으로 꼽은 항목들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 '국정 정상화' △갈등 조정을 통한 국민 '통합' △외교안보 분야의 '안정감' 순이다. 모두 김 지사가 내세울 수 있는 이력·실력과 맞닿는 요소들이다.

그간 김 지사는 기성 정치 틀에 갇히지 않고 '실사구시'를 추구하며 정책적 안정감을 주는 이미지를 피력해 왔다.

현직 전국 최대 광역단체장으로서의 프리미엄은 물론, 주요 외국 인사들과의 돈독하고 광범한 인적 네트워크는 여느 대권 잠룡들과 대비되는 경쟁력이라는 평가다. 미국 유학파인 그는 유창한 영어로 해외 정상급 인사들과 연락하고 출장에서 친분을 다지며 '라포'를 형성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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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는 미국의 여야 차기 대권 주자나 세계 경제분야 리더 등을 잇따라 만나며 외교 인맥을 확장해 왔다. 경기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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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는 경기도의 수조 원대 투자유치 물꼬를 트는 성과로 이어졌고, 윤 대통령의 내란 사태 국면에서는 2500여 명의 해외 정재계 인사들과 기관, 기업 등에 '편지 외교'에 나서며 국가경제와 외교 안정화를 도모하는 등 자신의 존재감을 부각하기도 했다.

보수진영이 혼전 양상인 것 역시 김 지사에겐 유리할 수 있는 정치지형이다. 기존 보수권에 질린 중도보수들이 실용적 리더십을 찾아 정파성이 짙지 않은 김 지사를 눈여겨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친명체제에 묻힌 당내 기반은 약점…'결단' 시나리오도

다만 당내 기반이 약한 게 한계점이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의 2심 결과 등 변수가 작용하지 않는 한, 민주당 당내 경선에서 대선 후보로 선택받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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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김동연 지사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추모하고 있는 모습. 김 지사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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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때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와 합당 이전에 김 지사가 새로운물결 정당에서 정치개혁을 외치며 독자 노선을 걷기도 했던 만큼, 김 지사가 탈당 후 재창당을 하는 등 또 다시 정치개혁과 개헌 등을 명분으로 '결단'을 할 수 있는 시나리오도 남아 있다.

그럴 경우 유승민 전 의원, 이준석 의원 등 중도 표심을 노린 경쟁자들을 어떻게 압도·흡수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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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희생자 유족들의 진실버스가 경기 수원시청 일대에 도착하자 김동연 지사가 여러 참석자들 뒤편에 서서 묵묵히 추모행사를 지켜보고 있다. 당시 김 지사는 눈물로 유족들을 위로했다. 박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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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김 지사의 최대 장점은 중도와 무당층 가치다. 경제전문가 이미지와 풍부한 관료 경험으로 안정감과 탈계파 성격의 확장성을 갖췄다"며 "네거티브가 아닌 포지티브 관점으로 민주당 경선에서 시너지를 낼 순 있지만, 여전히 탄핵 반사효과는 이재명 쪽에 집중돼 있는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완 시사평론가는 "김 지사가 지지층 확장성과 경기지사 현직 프리미엄 등 강점을 갖춘 건 인정하지만, 민주당에서 이재명 대세론을 뛰어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이 대표 유죄 판결로 대안 후보가 부각되는 구도가 만들어지면 몰라도, 당 안에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들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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