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7일(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대상 질의응답(Q&A) 세션에 나와 답하고 있다./라스베이거스=최지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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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가장 먼저 만들었고, 과거 엔비디아가 가장 먼저 사용한 HBM도 삼성 제품이었다. 훌륭한 메모리 회사인 만큼 회복할 것이며, 테스트에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인공지능(AI) 칩 시장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7일(현지시각) 미 라스베이거스 퐁텐블루 호텔에서 열린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엔비디아 AI 가속기에 들어가는 HBM 관련 질문을 받은 황 CEO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는 훌륭한 메모리 회사”라며 운을 뗐다. 다만 뒤이어 그는 “삼성전자 HBM은 테스트 중”이라며 “머지않아 잘할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황 CEO는 ‘테스트 시간이 왜 그렇게 오래 걸리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매우 조급한 편이고(impatient), 그건 긍정적인 일”이라면서도 “하지만 그들(삼성)은 새로운 디자인을 설계해야 하고(they have to engineer a new design), 해낼 수 있다”고 답했다.
AI 가속기 시장의 90%를 장악한 엔비디아에는 SK하이닉스가 HBM을 사실상 독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4세대 HBM인 HBM3에 이어 지난해부터 메모리 업체 최초로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제품을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HBM3에서 주도권을 놓친 삼성전자는 차세대인 HBM3E 이후 시장 선점을 노리며 AI 반도체 ‘큰 손’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황 CEO는 이날 HBM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AI 가속기에 얼마나 많은 가속기가 들어가는지를 보면 HBM 메모리는 매우 중요한 부품이라는 걸 알 수 있다”고 말했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여러 개 쌓아 연산 속도를 높인 고성능 반도체로, AI 가속기에 GPU 등과 함께 핵심 부품으로 쓰인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에는 HBM3E가 16개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물량만으로는 AI 칩 수요를 감당하는 데 한계가 있어 당초에는 삼성전자의 HBM3E를 빠르게 공급받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으나, 황 CEO는 이날에도 여전히 삼성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엔비디아가 삼성 HBM을 테스트 중이라고 언급한 건 2년째다. 작년 6월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황 CEO는 “삼성전자가 최대한 빨리 테스트를 통과해 우리의 AI 반도체 공정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사이 SK하이닉스는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상반기 중 HBM3E 16단 제품 샘플을 엔비디아 공급해 인증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최지희 기자(h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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