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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8 (수)

프랑스 원로 극우 정치인 장 마리 르펜 사망…향년 97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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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장 마리 르펜 전 프랑스 국민전선 대표.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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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첫 극우정당 국민전선(FN)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이 7일 숨졌다. 97세. AFP통신에 따르면 르펜의 가족들은 그가 수 주 동안 요양시설에 머물다 이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1928년 해안도시 모르비앙에서 태어난 르펜은 당시 식민지였던 알제리와 인도차이나 반도에서 공수부대원으로 근무했다. 제대 후 소상공인 조세저항운동에 나서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1972년 극우 세력을 모아 반공·민족주의, 반(反)이민, 반유럽연합(EU)을 내세운 FN을 창당한다.

르펜은 이후 극단적 정치 성향 탓에 창당 후 30년간 정치권에서 철저히 배척당했다. 전쟁 범죄를 옹호하거나 홀로코스트(유대인 학살)를 “사소한 일”로 칭하는 등 반유대주의나 인종차별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존재감을 드러낸 건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 출신의 리오넬 조스팽 총리에 깜짝 승리하고 결선 투표에 진출하면서다. 이어진 투표에선 자크 시라크 대통령에 몰표가 쏟아지며 패배했지만, FN이 18%나 득표하며 큰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08년 세계금융 위기로 커진 프랑스 내 반이민, 반세계화 정서를 타고 르펜의 FN은 지지세를 높였다.

하지만 르펜의 정치적 입지는 2011년 막내 딸 마린 르펜(57)에 의해 무너진다. 아버지의 뒤를 이어 당 대표에 오른 마린은 외연 확장을 위해 반유대주의 등을 통제하며 급진적 이미지를 완화하는 ‘탈(脫)악마화’ 전략을 썼다.

이에 반대한 르펜은 딸과 다투다 2015년 당에서 영구 제명됐다. 마린은 2018년 당명도 국민연합(RN)으로 바꾸고 극우 정치의 대중화에 성공, 2017년과 2022년 두 차례 대선 결선까지 진출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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