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사망' 훈련소 지휘관 징역 5년·3년…유가족 "솜방망이"

'얼차려 사망' 훈련소 지휘관 징역 5년·3년…유가족 "솜방망이"

[앵커]

지난해 규정을 위반한 군기 훈련으로 훈련병 1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당시 얼차려를 지시한 중대장과 부중대장이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늦둥이 아들을 잃은 부모는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이상현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5월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얼차려를 받다 숨진 고 박태인 훈련병.

취침 시간에 떠들었다는 이유로 훈련병 6명이 완전 군장 상태에서 규정에 어긋난 군기 훈련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부중대장이 책을 넣어 완전군장을 꾸리게 했고 중대장은 27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선착순 달리기와 팔굽혀펴기 등을 시켰습니다.

학대치사와 직권남용 가혹행위 혐의로 기소된 중대장 강 모 씨와 부중대장 남 모 씨에게 1심 재판부는 각각 징역 5년과 3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입소한 지 9일밖에 안 된 피해자들에게 비정상적 군기 훈련을 집행해 21살에 불과한 피해자가 생명을 잃었다"고 질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행위가 학대로 인정되고, 논의가 없더라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공모했다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다만 군 기강 확립을 위해 훈련을 실시한 점,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유가족 측 변호인은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반발했습니다.

<강석민 / 유가족 측 변호인> "양형에 관해서는 부족하지 않느냐 이런 여러 가지 죄의 수에 대한 평가 같은 것을 볼 때 부족하다는 그런 입장을 말씀드리고…"

박 훈련병의 부모 역시 말도 안 되는 결과라며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고 박 훈련병 어머니> "어떤 부모가 군대를 보낼 수 있겠습니까? 사람 하나 죽였다고 양형을 참작해서 5년을 (선고)한다. 저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10년과 7년을 선고해달라고 구형했던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연합뉴스TV 이상현입니다. (idealty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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