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고려아연 경영진 수사 의뢰…"유상증자에 불공정거래 혐의"

"공개매수 당시 이미 유상증자 계획"
불공정거래 혐의 판단, 검찰에 이첩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뉴스1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이뤄진 유상증자를 두고 불공정거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건을 검찰에 넘겼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고려아연 경영진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신속 수사전환(패스트트랙)으로 이첩했다.

금감원은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공개매수를 진행하던 당시 이미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를 공개매수신고서에 기재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고려아연이 지난해 10월 11일 정정한 공개매수신고서에서는 '공개매수 이후 회사의 재무구조에 변경을 가져오는 구체적인 장래 계획은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기재됐는데,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언론 브리핑에서 "공개매수 과정에서 이미 유상증자 계획을 세우고 동시에 진행했다면 부정거래가 성립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하기도 했다. 자본시장법 제178조는 금융투자상품의 매매·거래 과정에서 중요사항에 관해 거짓으로 기재 또는 표시하는 등의 부정거래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금감원이 고려아연에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하자, 고려아연은 지난해 11월 13일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