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주가 추이/그래픽=김다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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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정치 관련주'로 묶이며 급등세를 보였던 카카오가 다시 추락했다. 주가가 뛰었던 건 윤석열 정부 들어 압박을 받아온 카카오가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 덕이다. 다만 리스크 소멸로 판단하기엔 섣부르다는 게 증권가의 평가다. 주요 사업부의 성장 둔화로 실적이 악화한 점도 부정적이다. 주가 반등을 위해서는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다.
7일 코스피 시장에서 카카오는 전날보다 500원(1.28%) 내린 3만865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개장 직후 3만9900원을 터치해 4만원 회복을 시도했지만 결국 하락 전환했다. 카카오는 지난해 12월4일 탄핵 정국이 시작된 직후 4만7100원까지 올라 반등 기대감을 높였는데 당시와 비교하면 18% 하락한 주가다. 52주 최고가(6만1900원)와 비교해서는 38% 떨어져 낙폭이 더 깊다.
단기 재료였던 탄핵 이슈를 유의미한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으로 보기엔 무리라는 지적이 있다. 탄핵이 현실화되고 정권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현재 카카오를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해소될지는 불명확하다는 평가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카카오가 현 정부에서 신규 성장 동력 확보에 실패한 건 맞지만 정권이 교체된다고 해도 규제를 완화하고 수사 방향성을 바꿀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개월(12월6~1월6일) 동안 외국인은 카카오 주식을 230억원 순매도했다. 기관도 89억원가량 팔아치웠다. 이 기간 개인은 458억원어치 순매수했는데, 주가 하락으로 인해 손실을 보게 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카카오 투자자 중 손실을 본 투자자(3일·자사고객 기준)는 98.93%에 달한다.
악화한 실적 전망이 주가에 부담을 더했다. 유진투자증권은 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1% 늘어난 2조100억원이 될 것으로 봤지만, 이 기간 영업이익은 32% 줄어든 1102억원으로 추정했다. DA(디스플레이 광고)의 부진이 계속 이어지고, 커머스 부문의 '선물하기' 개편 효과도 크지 않을 거란 분석이다. 콘텐츠·게임·음악 사업도 모두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카오에 대한 증권가의 시선이 그리 높지 않다. 삼성증권은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3만6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올리긴 했지만, 현재 수준에서 상승 여력이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새로운 돌파구가 없다면 당분간 주가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최근 카카오 분석 리포트를 낸 유진투자증권(5만1000→4만8000원)과 한화투자증권(5만4000→5만2000원)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카카오가 새 먹거리로 내세운 AI(인공지능) 플랫폼 '카나나'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그간 카카오는 네이버(NAVER)를 비롯한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과 비교해 AI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아왔기에 카나나의 역할이 막중하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서비스가 카카오톡과 연동돼 높은 트래픽이 발생하게 된다면 카카오의 실적과 주가에 새로운 모멘텀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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