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HEV 신차 중심 라인 신설
앨라배마·조지아 등 설비 강화
생산능력 年 30만대 HMGMA
무뇨스 "50만대로 확대" 포부
美 보편관세 앞두고 대비 만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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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가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을 늘리며 본격적으로 글로벌 생산 체제 조정에 돌입한다. 주요 시장 가운데 유일하게 판매가 늘고 있는 미국의 수요에 맞춰 현지 생산 물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고율의 관세 부과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에 맞춰 현지 생산을 늘리는 ‘트럼프 시프트’에 나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올해부터 현대차 미국 앨라배마, 조지아 현대차그룹메타플랜트아메리카(HMGMA), 기아 조지아 공장의 하이브리드차(HEV)와 전기차(EV) 등 친환경차 생산 라인을 확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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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의 미국 공장은 내연기관(ICE)에 더해 일부 라인에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앨라배마 공장은 투싼과 픽업트럭 싼타크루즈, 싼타페와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혼류 생산 중이다. 또 제네시스 GV70, GV70 EV도 만들고 있다. 기아 조지아 공장에서는 인기가 많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와 쏘렌토, 텔루라이드, 대형 전기차 EV9이 생산된다. 지난해 10월 가동된 현대차 메타플랜트에는 아이오닉5 라인이 있다.
올해 시작되는 생산 모델 확장은 출시가 예정된 신차 중심으로 이뤄진다. 우선 기아 조지아 공장은 SUV와 하이브리드차 생산이 추가된다. 주력 판매 차종인 쏘렌토도 풀체인지 시기가 되면 하이브리드라인을 신설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앨러바마 공장의 싼타페처럼 쏘렌토도 HEV와 혼류생산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다. 미국 시장 전용 대형 SUV 모델인 신형 텔루라이드도 올해 말 공개되는데 이에 맞춰 기아는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생산 라인을 신설할 방침이다. 기아는 화성3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되던 전기차 EV6도 올해부터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량을 늘려 뛰고 있는 미국 수요에 대응하는 전략이다.
현대차도 메타플랜트를 중심으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라인을 늘린다. 현대차의 첫 대형 전기차 아이오닉9은 아산공장과 별도로 미국 메타플랜트에서도 생산된다. 이에 따라 현지에서 판매되는 아이오닉9 물량은 메타플랜트가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현대차가 미국 생산을 빠르게 늘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호세 무뇨스 최고경영자(CEO)는 아이오닉9 공개 행사에서 “고객이 있는 곳에서 차량을 생산하는 것은 성공적인 전략”이라며 생산 체제 전환을 예고했다. 무뇨스 사장은 6일 열린 신년회에서도 “메타플랜트의 생산량 목표를 연 30만 대에서 50만 대로 늘릴 것”이라며 현지 생산을 더 공격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지난해 10월 가동을 시작한 메타플랜트의 캐파(CAPA·생산능력)는 연 30만 대다. 아이오닉5와 아이오닉9의 물량은 지난해 기준 6만~7만 대 수준이다. 전기차만 생산하기에는 최소 20만 대 이상 캐파가 남기 때문에 현대차는 메타플랜트에 하이브리드 라인을 대거 신설할 방침이다. 업계는 2026년부터 하이브리드가 생산되는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대형 SUV 팰리세이드의 하이브리드 라인이 메타플랜트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기아가 미국 공장에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라인을 늘리면 자연스럽게 미국 생산 물량도 늘어나게 된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기아가 ‘트럼프 시프트’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수입되는 차에 보편관세(10~20%) 부과를 공언한 상황이다. 현대차·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 절반 가량을 국내 공장에서 들여오고 있다. 미국 생산을 늘리면 보편관세의 위험을 어느 정도 회피할 수 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판매량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생산도 늘어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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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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